러브버그 떠난 자리, 대벌레떼 찾아왔다

송윤지 2025. 7. 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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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발생 잠재 곤충 ‘촉각’

천마산·원적산 등 잇단 목격담
민원은 잠잠해 방제 조치 관망

지난 13일 인천 서구 원적산 등산로의 한 나무에 대벌레 여러 마리가 붙어 있다. 2025.7.13 /독자 제공

인천 계양산을 중심으로 출몰했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잦아들자 ‘대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환경부 등 관리당국은 대벌레 외에도 다른 곤충들이 대량 발생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제 등 대응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나무줄기 모양과 유사한 대벌레는 갈색, 녹색 등의 색깔을 띤다. 성충 기준 약 10㎝의 길고 가는 몸체를 지닌다. 유해 병균을 옮기거나 사람을 무는 해충은 아니지만, 참나무 등 활엽수 나뭇잎을 갉아먹는 피해를 줘 ‘산림 해충’으로 분류된다.

최근 인천에서도 천마산과 원적산, 문학산 등 일대에서 떼로 나타난 대벌레들을 봤다는 등산객들의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 서구에 사는 윤모(37)씨는 “지난주 자녀와 함께 천마산과 원적산 등산을 하다가 나뭇잎이 모여 있는 쪽에서 무언가 나무에 부딪히는 듯한 ‘타닥타닥’ 소리가 나 살펴봤더니 녹색 대벌레로 가득했다”며 “나무 기둥에서부터 계단 데크, 유아숲에 마련된 조형물에까지 대벌레가 안 붙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담당 지자체인 서구 산림정원과 관계자는 “아직 대벌레 관련 민원이 들어오지 않아 방제 등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며 “구청 직원들이 수시로 산림 현장에 나가 나무 등을 살펴보고 있는데, 오는 23일에는 산림청 헬기를 타고 서구 관내 예찰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당분간 여름철에 대벌레를 비롯해 여러 곤충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환경부가 관리 중인 이른바 ‘대발생 잠재 곤충’은 ▲대벌레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깔따구류 ▲동양하루살이 ▲미국선녀벌레 등이다. 이 곤충들은 2000년대 이후 서울, 경기 등 수도권 도심에 출몰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 전례가 있다.

환경부는 ‘24시간 가동 비상 대응 대책반’을 운영하고 친환경 방제법 연구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겨울 월동 기간 기온이 상승할수록 대벌레 유충의 생존율이 높아지는데,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지난해 겨울철 기온이 높아 개체 수 상승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병원성 미생물의 일종인 ‘녹강균’에 대벌레가 폐사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방제법을 개발하고 있다. 다른 곤충에 대해서도 친환경 개체 저감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윤지 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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