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잊을만하면 터지는 지역농협 대형 대출 비리

경인일보 2025. 7. 1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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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축협 율전동 지점 대출 담당자가 대출 브로커에게 150억원 상당의 부당대출을 해주고 막대한 대가를 챙긴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14일 뒤늦게 알려졌다. 이 담당자의 불법·부당 대출 배임행위는 2020년 1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수년 사이에 20여 차례에 달한다. 내부 감시를 피하려 주도면밀하게 대출을 쪼갠 것이다. 불법대출의 성공보수로 39억원 상당의 상가 3개와 고가의 외제차량을 받았다.

지난해엔 여주 대신농협 대출 담당 상무가 3개 회사와 개인에게 16회에 걸친 쪼개기 대출로 110억원을 내주었다가 고발된 뉴스도 있었다. 이 사건은 과거 배우자 명의로 32억원을 셀프 대출한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대출 상무의 전력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졌다. 해고됐어야 마땅한 사람이 간부로 재직하면서 불법 대출을 감행한 사실이 일반적 상식을 초월했던 탓이다. 불법 전력이 있는 대출 상무의 불법 대출에 전현직 간부 3명이 연루된 점이 충격적이었다. ‘대출이 됐으면 이상 없는 대출’이라는 대신농협 관계자의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나마 수원축협 사건은 지난해 축협 자체 감사를 통해 비리를 적발한 뒤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진행시킨 점에서 대신농협 사건과는 달리 내부 감시망이 작동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내부 감시망이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무려 2년 반 동안 20여 차례의 고액 대출이 특정인에게 반복 대출됐다. 내부 감사가 철저했다면 일찍 발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대신농협만큼은 아니지만 수원축협의 감사 시스템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는 얘기다.

지역농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대출비리와 횡령 등 창구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이미 분석이 완료된 상태다. 지역토착형 금융기관의 경영을 장기간 장악한 조직문화 때문에 비리를 봉쇄한 내부 견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거나 느슨하다는 것이다. 농협(농림축산식품부)과 새마을금고(행안부)는 감독기관의 비전문성도 지적된 지 오래다. 대형 창구 비리가 발생할 때마다 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지도·감독권을 강화하자는 제안과 법안이 빗발쳤지만, 농식품부와 행안부의 빗장 수비에 막혔다.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의무를 감안할 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창구 범죄가 상호금융권에서 집중되는 현실을 더이상 방치하기 힘들다. 농협의 결자해지와 정부의 제도개혁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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