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빗물받이, 인천 도심 물난리 지뢰밭

김민지 기자 2025. 7. 1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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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곳곳에서 빗물받이가 덮인 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 남성이 정사각형 모양의 카펫을 걷어 내자 그제야 빗물받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한편의 빗물받이는 덮인 지 오래된 듯 덮개가 자동차 바퀴에 눌려 찢긴 채 방치돼 있다.

문제는 악취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빗물받이를 임의로 막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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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악취 이유로 덮어놓아 미추홀구 승기사거리 일대 등
상습침수지역 반복 수해 우려 시 “집중관리구역 수시 점검”
인천시 동구 송림오거리 인근 주택가에 설치된 빗물받이가 덮개로 막혀 그 위에 빗물이 고여 있다.

인천 곳곳에서 빗물받이가 덮인 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15일 오전 9시 10분께 동구 송림오거리 인근. 도로변 빗물받이는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처럼 막힘없이 빗물을 흘려보낸다. 내부는 비교적 깨끗하고 나뭇잎 몇 개만 걸쳐 있을 뿐이다.

골목 안으로 들어서자 상황이 달라진다. 빗물받이는 덮개에 가려 자취를 감췄고, 그 위로는 빗물이 고여 있다. 한 주택 앞 빗물받이 위에는 장판 네 장이 겹겹이 쌓여 있다. 장판을 들추자 벌레와 함께 퀴퀴한 악취가 코를 찌른다.

인근에 사는 A(70대)씨는 "문 앞에 빗물받이가 있는 집들이 있는데, 여름이면 냄새가 심해 덮어 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낮 12시 20분께 찾은 미추홀구 승기사거리(옛 동양장사거리) 일대.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에 시민들이 허겁지겁 우산을 꺼낸다. 이곳은 2010년 9월 327동, 2011년 7월 102동, 2017년 7월 432동 등 수차례 침수 피해를 겪은 '상습침수지역'이다.

그러나 주택가 주변 빗물받이는 여전히 덮여 있다. 한 남성이 정사각형 모양의 카펫을 걷어 내자 그제야 빗물받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직장인 B(31)씨는 "2017년 물에 잠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지금은 비가 적게 오지만, 폭우가 쏟아지면 덮개를 씌운 빗물받이는 그대로 침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남동구 문예회관사거리. 점심 식사를 마친 시민들로 도로가 북적인다. 그 한편의 빗물받이는 덮인 지 오래된 듯 덮개가 자동차 바퀴에 눌려 찢긴 채 방치돼 있다. 시민들은 그 위를 무심히 밟고 지나간다.
인천시 남동구 문예회관사거리 인근 빗물받이가 매트로 막혀 있다.

빗물받이는 도로변이나 건물 앞 등 지면에 고인 빗물을 배수관으로 흘려보내기 위해 설치된 배수시설이다. 인천 전역에는 모두 17만7천181개의 빗물받이가 설치돼 있으며 이 가운데 605개는 상습 침수 방지를 위한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문제는 악취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빗물받이를 임의로 막고 있다는 점이다.

빗물받이 내부에 쌓인 쓰레기나 고인 물이 부패하면서 악취가 발생하고, 일부 지역은 생활하수와 빗물을 함께 처리하는 합류식 하수관 구조를 사용하고 있어 냄새가 더 심하게 올라오기도 한다.

시 관계자는 "침수 위험지역에 주기적으로 나가 점검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빗물받이가 덮여 있으면 구청에 조치 요청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km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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