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세상이 야속했는데…대통령 발걸음 희망”

오윤주 기자 2025. 7. 1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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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지났지만 우리들의 시계는 그대로 멈춰 있어요. '빨간색 747번 급행버스' 아직 못 타요. 우리와 함께 한다면 버스 색, 번호라도 바꿔줬으면 좋겠어요."

15일 오송 참사 2주기를 맞은 이경구(51)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의 바람이다.

그는 2023년 7월15일 아침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청주 오송 궁평 2지하차도 참사 때 '빨간색 747번 급행버스'를 타고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난 24살 조카를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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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구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이 대통령 현장 방문에 “진상 규명 기대”
이재명 대통령이 오송 참사 2주기를 앞두고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년 지났지만 우리들의 시계는 그대로 멈춰 있어요. ‘빨간색 747번 급행버스’ 아직 못 타요. 우리와 함께 한다면 버스 색, 번호라도 바꿔줬으면 좋겠어요.”

15일 오송 참사 2주기를 맞은 이경구(51)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의 바람이다. 그는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유가족·생존자와 무심한 세상을 잇는 소통 창구 구실을 한다. 그는 2023년 7월15일 아침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청주 오송 궁평 2지하차도 참사 때 ‘빨간색 747번 급행버스’를 타고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난 24살 조카를 잊을 수 없다.

이경구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유가족협의회 제공

“우리는 2년 전 오늘 떠난 가족을, 참사를 하루도 잊을 수 없는데 세상은 조금씩 우리를, 참사를 잊어가는 듯해 불안하고 야속합니다. 잊지 마시고 함께 해 주세요.”

참사 2주기를 맞은 그는 여전히 아픈 유가족·생존자를 먼저 떠올렸다. “병원에서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이들만 서넛이고, 약으로 버티는 분, 잠 못 자는 분, 눈물로 지새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하지만 자치단체 등의 지원은 너무 빈약해요. 전화번호 알려주고 알아서 하라는 식이니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숨을 돌린 그는 2년째 멈춰있는 시계를 찬찬히 뒤로 돌렸다. “오송 참사는 충북도·청주시 등 자치단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의 잘못된 재난 안전 관리, 위기 상황 대처로 발생한 명백한 ‘인재’인데, 그날 이후 달라진 것은 없어요. 시공·감리 업체·소방 등 몇몇 책임만 묻고 정작 안전관리 최고 책임자인 충북지사 등은 모두 빠져나갔어요.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요.”

그는 2년 사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세 말을 수천 번도 더 외쳤다고 했다. “오송 참사 2년인데 지금도 국회에 국정조사 부탁하잖아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무엇 하나 된 게 없다는 방증이죠. 세월호·이태원·아리셀·무안공항 참사 등 사회적 참사에 관한 정부의 조처, 달라져야 합니다.”

유가족협의회 쪽에서 지난달 이 대통령의 참사 현장 방문을 바라며 보낸 편지.

그와 유가족·생존자 등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참사 현장을 찾은 것에 고무돼 있다. 앞서 유가족협의회는 지난달 이 대통령의 참사 현장 방문을 바라는 편지를 보냈고, 이 대통령이 화답했다. “대통령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했어요. 대통령의 발걸음이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출발이길 기대해요.”

하지만 충북도가 추진하는 오송 참사 현장 지하차도 ‘오송 참사 희생자 기억의 길’ 현판, 참사를 기억하는 추모 조형물 설치를 둘러싼 논란 등은 마뜩찮다. 석연찮은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지는 데다, 최근 오송 곳곳에 현판 설치 반대 펼침막 등이 걸리기 때문이다. “현판이 걸리면 오송 이미지가 흐려지고 집값이 내려갈 수 있다는 주민 인터뷰를 실은 언론보도 보고 속상했어요. 단언컨대 이런 분들은 소수입니다. 그간 우리와 함께한 따뜻한 오송 주민이 훨씬 많아요. 도가 약속을 빨리 이행해 논란을 마무리하면 좋겠어요.”

참사 2주기를 맞은 이날 저녁 충북도청 앞에선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문화제에선 416 합창단·춤꾼 오세란 등의 추모 공연, 생존자·유가족 발언, 추모 영상 상영, 추모 붓글씨 행위극 등이 이어졌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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