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상법 개정 취지 공감… 코스피 5000 위해 산업전환 속도를” [세계초대석]
韓 시가총액 美의 30분의1 불과한데
상장회사 수는 2분의1 달해… 너무 많아
좀비기업들 퇴출하고 AI 벤처 키워야
수수료 중심 거래소 수익 구조 경쟁력 ↓
가상자산ETF 도입·24시간 운영 추진
블록체인 기반 토큰증권 선점도 모색
현재 ‘코리아 디스카운트’ 정상화과정
지배구조 합리화·주주 보호장치 강화
증시 부양책 효과 내도록 정부와 노력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그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는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과거 주식시장을 통한 상장이었다면 최근에는 국민연금과 각종 공제회 등을 통한 프라이빗 파이낸싱(비공공 재원조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 최근 가상자산과 함께 가상자산 기반의 ETF 시장도 급성장하면서 거래소 간 글로벌 유동성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한 비트코인 현물 ETF 운용자산 총액은 1290억달러(약 185조원)를 돌파해 미국 금 ETF 운용자산 규모(1240억달러)를 추월했다. 가상자산 상품에 대한 정부 정책에 맞춰 글로벌 상품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투자자금의 해외 유출을 방지할 수 있도록 면밀하게 대응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STO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도 가시화되는 만큼 거래소도 블록체인 기반의 STO 유통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부실기업을 퇴출하기 위한 상장폐지 요건이 상향됐다. 일각에선 상장폐지 기준이 너무 엄격해졌단 평가도 있는데.

“해외 주요 거래소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했지만, 한국거래소는 수수료 중심 사업구조를 유지 중이다. 우리 거래소의 관계사인 코스콤과 예탁결제원을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한해 4000억원 수준이다. 규모가 비슷한 런던거래소나 프랑크푸르트거래소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4조∼6조원대다.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첫 번째가 가상자산 ETF다. 미국, 홍콩, 싱가포르와 같이 적극적인 가상자산 ETF를 통한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거래소가 축적해온 데이터와 인덱스에 AI 모델을 접목한 사업모델을 구상 중이다. 필요하다면 M&A를 통해 자회사를 보강하려고 추진 중이다. 또 현재 매매일로부터 2거래일 뒤에 증권 및 대금이 결제되는 ‘T+2’ 거래체계를 ‘T+1’체계로 바꾸려고 구상하고 있다.”
―최근 24시간 거래 등을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했는데, 노조의 반발은 없나.

“한국 금융시장은 대변혁기다. 향후 은행을 중심으로 한 제1금융권이 증권사 등 제2금융권으로 대체될 것으로 본다. 400조원의 자산을 가진 은행들이 2조원의 이익을 낼 때 규모가 훨씬 적은 증권사들도 비슷한 규모의 수익을 내고 있다. 즉 원금보장을 넘어서 수익률을 보장하는 증권 등 투자처로 시장이 변화하고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 금융환경이 10∼20년 뒤에도 유지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한국거래소도 향후 어떤 상황을 맞이할지 모르는 만큼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하고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상자산 ETF와 STO에 대한 평가는.

“일반주주 권익보호 및 지배구조 합리화 등을 위한 상법 개정의 취지에 공감한다. 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 차원에서 주주 보호장치를 강화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의 완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에서 후속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한국거래소도 관련 사항들을 신중하게 검토해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언한 코스피 5000의 실현 가능성은.

●1961년 출생 ●서울대 경영학 학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경제학 박사 ●제28회 행정고시 합격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장 ●제14대 금융감독원장 ●제8대 한국거래소 이사장(2024년 2월∼ )
대담=우상규 경제부장, 정리=김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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