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위기의 극장

강희 2025. 7. 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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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진 지갑은 극장 나들이를 망설이게 한다. 2013년 1인당 1만원이던 주말 관람료는 2022년 1만5천원으로 올랐다. 4인 가족이 영화 한편 보려면 티켓값만 6만원이다. 식사라도 하면 10만원은 훌쩍 넘는다. 관객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시선고정이다. 넷플릭스(광고형) 요금은 월 7천원이다. 포털 결합상품은 더 저렴하다. 스크린을 포기하고 거실 소파로, 팝콘 대신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이유다.

극장가에 드리운 불황 그림자는 퇴장할 줄 모른다. 코로나19 팬데믹 충격파와 OTT의 공습에 속수무책이다. 올해 상반기 성적표가 적나라하다. 극장을 찾은 관객은 총 4천249만명으로, 21년 만에 바닥을 찍었다. 2004년 상반기 2천182만명 이후 최악이다. 당시 1천174만명을 기록한 ‘태극기 휘날리며’로도 역부족이었다. 그해 1월 일본 대중문화 전면 개방, 3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등은 악재로 작용했다. 정치적 불안정은 관객들의 발을 묶는다. 12·3 비상계엄 사태도 마찬가지일 테다.

연간 영화 관람객 수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 연속 2억명을 웃돌았다. 팬데믹이 정점이던 2020~2021년 평균 6천만명대로 추락했다. 2022년부터 1억명대로 회복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불안하다. 흥행작의 부재는 아쉽다. 올 상반기 흥행 1·2·3위는 ‘야당’(337만명), ‘미션 임파서블:파이널 레코닝’(336만명), ‘미키17’(301만명)이다. 천만은커녕 300만 턱걸이다. 극장가는 이재명 정부의 영화 할인쿠폰에 기대를 건다. 이달 말부터 추가경정예산 270억원으로 450만장을 공급한다. 회당 6천원 할인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다. 하지만 한시적 처방으로 여름 성수기 반전을 이끌어낼지는 의문이다.

극장의 관객 모시기는 처절하다. 단독 개봉작 유치로 차별화에 나선다. 프라이빗·프리미엄 전략에 열중한다. K팝 공연 실황·프로야구 생중계·팬미팅·프러포즈 이벤트 등 영역은 무한 확장 중이다. 낮잠 이벤트와 뜨개질 상영회부터 클라이밍 짐까지 오프라인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다. 극장은 OTT에 없는 대체불가한 힘이 있다. 추억과 감성이 그것이다. 키오스크보다 매표소, 리클라이너 좌석보다 빨간 의자… 레트로에 생존의 정답이 있을 수 있다. 어쩌면 관객들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2025.3)’ 속 ‘깐느극장’이 그리운지도 모르겠다.

/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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