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남부면민 뿔났다…“남부관광단지 조속 시행을”
환경단체 사업 반대 답사 맞서
현지 주민 몰려 나와 맞불집회
“개발 소외 지역의 유일한 희망”

“토착주민 희망 무시하는 노자산지킴이가 웬 말이냐!”
경남 거제시 남부면민들이 단단히 뿔났다. 낙후된 지역 발전을 이끌 마중물로 기대했던 대규모 개발 사업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단체 반발로 하세월 하자 참다못해 전면에 나섰다.
거제시 남부면 탑포마을 주민과 남부관광단지추진위원회 회원 30여 명은 지난 13일 동부면 율포리 노자산 자락에서 집회를 열고 지지부진한 남부관광단지 조성 사업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이날 모임은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의 ‘노자산 대흥란 답사’에 항의하는 사실상의 맞불집회였다. 시민행동은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등 거제를 연고로 활동 중인 30여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조직이다. 이들은 산림 훼손과 대흥란 등 멸종위기 동식물 서식지 파괴를 우려하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동식물이 있다면 우리 주민들이 앞장서 더 안전한 보금자리가 되도록 감시자로 나서겠다”면서 “상생의 입장에서 보존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모범적인 환경단체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면 지역은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소멸 위기에 처해 통곡과 한탄이 절로 나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남부관광단지는 남부면민 모두의 숙원이자 유일한 희망으로, 대대로 물려오는 빈곤과 가난 그리고 변방의 서러움을 털어낼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실제 남부면은 험한 산세로 접근이 어려웠던 오지 중의 오지로 각종 개발사업에서 소외됐다. 지금도 각종 생활 기반 시설이 부족해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뚜렷한 소득 기반조차 없어 2000년대 초반 2200여 명이던 인구가 지금은 1400명대로 쪼그라들었다. 이마저도 65세 인구가 절반이라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거제남부관광단지는 민간 사업자가 4300억 원을 투자해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일대에 건설하는 복합휴양레저단지다. 총면적 369만 3875㎡(해면부 39만 8253㎡ 포함), 국제경기용 축구장 450개를 합친 크기로 경남에선 가장 크다.
사업자 측 분석을 보면 7년여로 추정되는 건설 기간 총 9584억 원 상당의 생산·소득·부가가치 경제 유발 효과와 5321명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완공 후 운영에 들어가면 상가와 숙박, 운동·오락시설을 통해 연간 214만여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20년간 6조 660억 원 상당의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콘도미니엄, 호텔, 연수원, 골프장, 생태체험장 등 10개 시설 운영·관리를 위해 65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인데, 지역 주민에게 우선권을 준다.

그런데 대흥란 서식지 보호 방안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경남도 승인도 미뤄지고 있다. 대흥란은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한 희귀 야생화다. 환경영향평가 업체와 민간사업자는 대흥란을 사업 예정지 밖으로 이식하고, 개체 수가 줄면 증식해서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국내에선 아직 대흥란 이식 사례가 없는 데다, 환경 변화에도 민감해 다른 자생지로 이식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만큼 원형 보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이날 식물학자인 김종원 박사와 함께 사업 대상지를 답사한 결과, 자생 중인 대흥란 군락과 천연기념물 팔색조 둥지 흔적, 멸종위기종 2급 거제외줄달팽이 사패 1개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