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지와 충돌하는 지자체 연대보증 요구

인천일보 2025. 7. 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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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이 복지 차원의 지원금 신청 시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사례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니 놀랍다. 정부는 이미 2010년 공공계약을 할 때 연대보증을 세우던 관행을 폐지했다. 나아가 2017년 행정안전부는 자치법규에서 연대보증 관련 규정을 일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연대보증을 세우라고 한다니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다.

예컨대 광주시의 저소득층이 전세·월세 보증금 지원을 신청하려면 연대보증인을 세워야 한다. 연대보증인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를 적고 보증금액과 보증기간을 명시한 뒤 자필 서명을 하게 돼 있다. 광주시가 자활기금으로 실직자, 장애인, 천재지변 피해자에게 전세금, 생활안정자금, 학자금을 지원할 때 연대보증인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성시도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의 자립·자활을 돕는 기초생활보장기금 운영과정에서 연대보증을 요구한다. 수원시도 재난 피해 주민 지원 시 연대보증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평택시 또한 발전소 주변 주민지원사업에 연대보증 규정을 두고 있고, 연천군은 지역 의료원에 입원할 때 환자 본인과 연대보증인이 연서한 입원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기관조차 지금은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2021년부터 연대보증 요구를 불공정 거래행위로 못 박았다. 연대보증을 세우지 못해 대출이 시급한 소비자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도 불합리하고, 실제 채무자가 아닌 연대보증인이 채무를 떠안는 방식도 합리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연대보증제도가 채권 회수율을 높이는 기능을 하지도 못한다. 그렇다면 폐지하는 게 당연하다.

지자체가 연대보증제도에 연연하는 이유를 모르지 않는다.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안전판으로 두자는 속셈이다. 하지만 금융기관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연대보증은 실효도 없이 문턱만 높일 뿐이다. 복지와 근본적으로 모순된다. 계속 잘못된 관행에 의지할 게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신용보증서 등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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