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느냐, 버티느냐’···대통령실이 강선우 결론 내리지 못하는 이유

대통령실이 보좌관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끝났지만 임명 여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강 후보자의 조기 낙마 시 다른 후보자로 검증의 화살이 집중되면서 추가 낙마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청문회 이후 핵심 지지층에서도 사그라들지 않는 부정적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교육계 안팎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16일 인사청문회 이후 여론 추이를 종합해 두 후보자의 거취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인사청문회가 끝난 강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15일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여론이 엇갈린다”면서 “이번주 줄줄이 있는 청문회 후 여론 추이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강 후보자 거취를 결단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복잡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동시다발로 열리는 상황에서 강 후보자가 조기에 물러나면 곧바로 다른 후보자로 검증의 화살이 집중돼 낙마자가 양산될 가능성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문회를 하지 않는 민정수석 한 사람의 사퇴로 끝난 대통령실 참모진과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강 후보자가 낙마하면 인사청문회 현직의원 불패 신화가 깨지는 첫 사례라는 점도 여권에는 부담이다.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직 국회의원이 낙마한 사례는 없다. 강 후보자는 낙마하면 후보자 사퇴를 넘어 당적까지 정리해야 할 수도 있다.
반면 두 후보자에 대해 여당 지지층 내부에서 비토 정서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정리해야 한다”와 “버텨야 한다”는 지지층 내부의 갑론을박이 길어질수록 정권 초반 견고한 지지율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강 후보자는 민주당 보좌진 여론이 냉랭하다. 청문회 후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부정적 여론을 돌리기에는 부족했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여당 내에서는 이날도 강 후보자를 옹호하는 공개 발언이 이어졌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청문회 전 걱정에 비하면 후보자가 나름 소상하게 설명하고, 국민과 보좌진에게 사과·소명했다”며 “예상보다 무난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KBS 라디오에서 “갑질은 주관적 인식 차이가 있는데 후보자가 ‘부덕’이라며 사과했다”며 “진정성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말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강 후보자가 청문회 고비를 잘 넘겼다고 평가했다. 채현일 의원은 페이스북에 “강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에 소상히 해명했고, 부족했던 부분을 겸허히 인정하며 사과했다”며 “(비전과 정책에서) 장관으로서 충분한 자질을 확인시켰다”고 적었다.
당내에서는 결국 이 대통령의 판단에 달렸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당이 후보자를 방어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먼저 내릴 수는 없다”며 “여론 부담을 느끼더라도 이제는 임명권자가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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