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배송·우편물 도착 … '맞춤 미끼'에 속수무책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5. 7. 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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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에서 활용되는 각본이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전화 수신자들이 의심조차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백의형 경찰청 피싱범죄수사계장은 "보이스피싱이 피해자의 심리적 약점을 더 교묘하게 파고드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전화는 바로 끊고, 반드시 본인이 직접 관련 기관에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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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자녀납치 등 공포조장
성공률 떨어지자 수법 바꿔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활용되는 각본이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전화 수신자들이 의심조차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은 피해를 양산하는 보이스피싱 유형은 금융감독원, 검찰 등 국가기관을 사칭하는 '기관 사칭형'이다. 전화 수신자에게 공포심을 유발해 돈을 뜯어내는 방식으로, 2010년 전후 보이스피싱 범죄 초기부터 자주 활용된 레퍼토리다.

최근에는 이 수법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수신자가 의심 없이 전화에 반응하도록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상황을 덧씌우는 것이다. 신용카드 배송 안내, 가전제품 배송, 법원 등기 반송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범행은 수신자의 반응을 미리 예측하고 이미 다음 단계까지 치밀하게 준비한다. 예를 들어 카드 배송 등의 전화를 받은 수신자가 "나는 신청한 적이 없다"거나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반응하면, 피싱범은 사칭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안내한다. 피해자가 직접 그 번호로 전화를 걸면 가짜 상담원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계좌' '명의 도용' 같은 단어로 불안감을 조성한다. 이 단계까지 넘어가면 피해자는 조직의 각본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후부터는 전통적인 레퍼토리다. 과거에는 '자녀 납치' '계좌 범죄 연루' 등을 내세우며 첫 통화부터 공포를 조장하는 방식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런 수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성공률이 떨어지자, 피싱범들은 현실적인 미끼를 활용해 수신자의 의심을 가로막고, 이후 단계적으로 심리를 잠식해 가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첫 전화에서 곧장 심리적 충격을 안기는 고전적인 범죄 각본도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납치나 교통사고 등 기존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마사지 업소에서 당신을 촬영한 영상이 있다"거나 "최근 가입한 사이트가 범죄조직이 운영하는 사이트라 수사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협박을 하는 것이다. 최근 성매매 업소를 방문한 적이 있거나 불법 도박 사이트에 가입한 이력이 있는 이들이 가장 손쉬운 먹잇감이 된다.

백의형 경찰청 피싱범죄수사계장은 "보이스피싱이 피해자의 심리적 약점을 더 교묘하게 파고드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전화는 바로 끊고, 반드시 본인이 직접 관련 기관에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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