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여 편의 그림에 담은, 경이로운 새들의 드라마

우혜인 기자 2025. 7. 1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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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4세의 탄은 가짜뉴스와 혐오가 일상화되고 그 어느 때보다 나라가 분열된 현실에 압도당했다.

자연 일지 수업에 나가 그림을 배우고, 탐사 모임에 참석해 새들을 관찰했다.

그러다 문득 자기 집 뒷마당에도 새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곳을 새들의 천국으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이제 새를 (카메라로) 찍는 데 골몰하기보다, 탄이 그랬듯이, "새를 느끼고, 새가 되어" 그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탐조인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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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 유행이 되다
살아 있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는 법
뒷마당 탐조 클럽(에이미 탄 / 코쿤북스 / 500쪽 / 3만 2000원)

2016년, 64세의 탄은 가짜뉴스와 혐오가 일상화되고 그 어느 때보다 나라가 분열된 현실에 압도당했다. 위안과 평화를 찾기 위해 저자 에이미 탄은 자연으로 눈을 돌렸다. 자연 일지 수업에 나가 그림을 배우고, 탐사 모임에 참석해 새들을 관찰했다. 그러다 문득 자기 집 뒷마당에도 새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곳을 새들의 천국으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다시 말해 이 책은 탄이 2017년에서 2022년까지 6년간 뒷마당 새들을 관찰하며 작성한 일지 중 90편을 모아 약간의 글을 보탠 것이다.

2011년 미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의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인 4600만 명(인구의 20% ) 이상이 탐조를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탐조와 관련된 직업은 무려 66만 개가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40조에 이른다. 탐조는 북미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지는 시민 과학 활동의 하나로, 특히 캐나다와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크리스마스 탐조는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12월 14일에서 2024년 1월 5일까지 진행된 124회 크리스마스 탐조에 참여한 사람은 8만 3186명, 관측된 새의 수는 4087만 1030개체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는 서울지역 탐조모임인 '서울의 새'가 2018년부터 크리스마스 탐조를 시작했고, 2019년부터 관찰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웹사이트 네이처링에서 관측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탐조라고 하면 흔히 야외로 나가 새의 생태나 서식지 등을 관찰하는 것을 뜻한다. 누구든 철새 도래지처럼 새가 많은 곳을 찾아 쌍안경이나 거대한 카메라 렌즈로 새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붐비는 곳이 싫고 면허가 없는 에이미 탄 같은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활동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탐조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가까운 뒷산이나 공원, 혹은 수목원 같은 곳을 찾아 산책하며 새소리를 듣고 종을 추측하거나, 모이로 새를 꾀어 손에 앉혀보거나, 관찰한 새를 일지로 그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 새를 (카메라로) 찍는 데 골몰하기보다, 탄이 그랬듯이, "새를 느끼고, 새가 되어" 그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탐조인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이 추천사에 썼듯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은 '생명을 보는 방법'이다. 자연을 사랑한다는 말은 쉬워도 자연을 존중하며 바라보는 일은 어렵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보았다'는 감각을 붙잡기 위해선 속도를 늦추고 시선을 낮추어야 한다. 에이미 탄은 이 느린 시간 속에서 병든 몸을 돌보고, 산만했던 마음을 가라앉히며,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

새를 진정으로 다시 볼 때,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것에 의미와 맥락이 생긴다. 새를 알면서 비와 바람과 곤충과 개구리를 알게 되고, 새를 보면서 식물이 눈에 들어오며, 새들이 제각각 선호하는 숲과 들판과 갯벌을 마음에 담게 된다. 그리고 (새들의 조상인) 공룡, 빙하기, 해류, 대륙이동설, 진화, 그리고 지리학을 생각한다. 그 속에 서 있는 나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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