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빌딩 추락 방지 허술한데 市·區는 "소유주 관리라 개입 어렵다" 핑계만
민영주차장은 개인 관리라 개입 불가능해

최근 광주 북구 일곡동의 지상주차장 4층에서 택시가 벽을 뚫고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주차장의 추락방지시설이 미흡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방문한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주차빌딩 4층 외벽에는 커다란 구멍이 발생해 합판과 출입금지 테이프로 막혀 있었다.
이곳은 지난 11일 오후 3시25분께 운행 중이던 택시가 외벽을 뚫고 1층 도로로 추락해 60대 택시기사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러한 추락 사고 방지를 위해 국토교통부 세부지침과 주차장법 시행규칙 등에서는 '2층 이상의 건축물식 주차장은 2t 차량이 20㎞/h의 주행속도로 전면 충돌하는 경우 견딜 수 있는 강도의 구조물이나 방호 울타리를 추락방지시설로 설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일곡동 주차빌딩현장은 추락방지시설물 곳곳이 미흡한 상태였다.

또, 추락방지시설은 건물을 지지하는 기둥 철근에 연결해야 하지만 주차장 바닥에 설치돼 있는 것도 문제였다.
이 때문에 사고 장소의 추락방지 시설물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고 당시 차량과 함께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이 일곡동 주차빌딩의 경우 지난 2001년 사용승인을 받고 주차장으로 사용돼 왔다. 추락방지 시설 설치가 2009년 이후 의무화됐지만, 이전 건축법에 따라 이미 인·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변경된 주차장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관리 사각지대 상태에 놓였다.
비슷한 시각 광주 광산구 송정동 송정매일시장상가의 주차타워 역시 규정에 맞지 않는 추락방지 시설물을 찾아볼 수 있었다.

추락방지 부재와 연결된 보조지지대 역시 18㎜ 이상 볼트를 이용해 바닥과 결합해야 하지만 용접만 해둔 상태로, 그중 몇몇 지지대는 녹슬고 갈라져 약해져 있었다.
지난 2009년 9월 주차장법이 개정된 이후 준공된 주차장들은 모두 추락방지 시설물이 의무화됐지만, 송정매일시장상가 주차타워는 2016년 준공됐음에도 규격에 맞지 않는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해 둔 것이다.


광주 관내의 공영·민영주차장은 총 345개 1만7천888면으로 집계돼고 있다. 하지만 2층 이상 건축물형 주차장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일반 주차장과 함께 묶여 관리되고 있다. 이에 더해 민영 주차장의 경우 지자체의 개입 없이 소유주에게 전적으로 안전관리가 맡겨져 있어 더더욱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다.
하지만 추락방지시설의 설치를 강제할 법적 근거는 전무한 상태라 문제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시와 자치구 관계자들은 "추락방지시설의 설치를 강제하는 조례 제정도 상위법 우선의 원칙에 의해 힘든 상황이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명확한 규정이 있는 기계식 주차장(무인 주차장 등)과는 달리 일반 건축물형 주차장은 안전인증제도와 같은 지도 감독 규정이 미비하고, 민영 주차장 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자치구에서는 손댈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며 "그저 주차장 안전관리자의 관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관련 조례 제정 등도 상위법인 건축법, 주차장법 등과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제정이 힘든 상황이고, 온전히 소유주의 관리에만 맡기고 있어 관의 개입이 힘든 상황이다"며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치구 차원에서 행정지도를 지시하고, 행정권고를 내리는 등의 조치로 각 소유주에게 경고,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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