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빌딩 추락 방지 허술한데 市·區는 "소유주 관리라 개입 어렵다" 핑계만

차솔빈 2025. 7. 15. 17:5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영·민영 가리지 않고 추락방지시설 사각
민영주차장은 개인 관리라 개입 불가능해
14일 방문한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주차타워. 이곳은 지난 11일 택시가 벽을 뚫고 추락해 택시기사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최근 광주 북구 일곡동의 지상주차장 4층에서 택시가 벽을 뚫고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주차장의 추락방지시설이 미흡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광주 곳곳의 건축물형 주차장(주차빌딩)이 공영과 민영 주차장을 가리지 않고 곳곳의 안전시설물이 미비해 대책이 시급하지만 지자체에서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는 등 문제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다.
14일 방문한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주차타워, 일체형 볼라드 시설물이 아닌 울타리형 시설물이라 부서지거나 분해될 가능성이 있었다.

14일 방문한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주차빌딩 4층 외벽에는 커다란 구멍이 발생해 합판과 출입금지 테이프로 막혀 있었다.

이곳은 지난 11일 오후 3시25분께 운행 중이던 택시가 외벽을 뚫고 1층 도로로 추락해 60대 택시기사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러한 추락 사고 방지를 위해 국토교통부 세부지침과 주차장법 시행규칙 등에서는 '2층 이상의 건축물식 주차장은 2t 차량이 20㎞/h의 주행속도로 전면 충돌하는 경우 견딜 수 있는 강도의 구조물이나 방호 울타리를 추락방지시설로 설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일곡동 주차빌딩현장은 추락방지시설물 곳곳이 미흡한 상태였다.

벽 앞에 설치된 방호 울타리는 규격에 맞는 일체형 볼라드형 시설물이 아닌 일반 울타리형 시설물이라 충격을 받으면 언제든 분해될 가능성이 있었다.
14일 오전 광주 북구 일곡동의 모 주차타워, 추락방지시설물의 설치 역시 건물의 철골에 체결해야 했지만, 주차장 바닥에 설치해 충격에 보다 약한 상태였다. 실제로 사고가 난 곳은 바닥 연결부가 충격을 못 이기고 택시와 함께 바깥으로 떨어져나갔다.

또, 추락방지시설은 건물을 지지하는 기둥 철근에 연결해야 하지만 주차장 바닥에 설치돼 있는 것도 문제였다.

이 때문에 사고 장소의 추락방지 시설물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고 당시 차량과 함께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이 일곡동 주차빌딩의 경우 지난 2001년 사용승인을 받고 주차장으로 사용돼 왔다. 추락방지 시설 설치가 2009년 이후 의무화됐지만, 이전 건축법에 따라 이미 인·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변경된 주차장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관리 사각지대 상태에 놓였다.

비슷한 시각 광주 광산구 송정동 송정매일시장상가의 주차타워 역시 규정에 맞지 않는 추락방지 시설물을 찾아볼 수 있었다.

높이 규정과 추락방지 부재의 종류는 규격과 동일했지만, 18㎜이상 크기의 볼트로 기둥과 결합하지 않고 단순 용접만 해 둬 제대로 된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14일 방문한 광주 광산구 송정동 송정매일시장상가 주차타워, 추락방지 시설물이 18mm이상 크기의 볼트로 체결돼야 하지만 용접으로만 마무리해 규정을 어겼다.

추락방지 부재와 연결된 보조지지대 역시 18㎜ 이상 볼트를 이용해 바닥과 결합해야 하지만 용접만 해둔 상태로, 그중 몇몇 지지대는 녹슬고 갈라져 약해져 있었다.

지난 2009년 9월 주차장법이 개정된 이후 준공된 주차장들은 모두 추락방지 시설물이 의무화됐지만, 송정매일시장상가 주차타워는 2016년 준공됐음에도 규격에 맞지 않는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해 둔 것이다.

이밖에도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웨딩홀 주차타워와 광주 북구 중흥동의 한 주차빌딩의 경우 별다른 추락방지 시설물 없이 일반적인 울타리만 설치된 상태라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
14일 오전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민영주차빌딩 역시 별다른 추락방지시설물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라 언제든 사고 위험에 처할 수 있었다.
14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송정매일시장상가 주차타워, 일부 지지대는 용접부가 녹슬고 벌어져 약화된 상태라 규격에 맞는 보호를 하기 힘들어 보였다.

광주 관내의 공영·민영주차장은 총 345개 1만7천888면으로 집계돼고 있다. 하지만 2층 이상 건축물형 주차장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일반 주차장과 함께 묶여 관리되고 있다. 이에 더해 민영 주차장의 경우 지자체의 개입 없이 소유주에게 전적으로 안전관리가 맡겨져 있어 더더욱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다.

하지만 추락방지시설의 설치를 강제할 법적 근거는 전무한 상태라 문제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시와 자치구 관계자들은 "추락방지시설의 설치를 강제하는 조례 제정도 상위법 우선의 원칙에 의해 힘든 상황이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명확한 규정이 있는 기계식 주차장(무인 주차장 등)과는 달리 일반 건축물형 주차장은 안전인증제도와 같은 지도 감독 규정이 미비하고, 민영 주차장 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자치구에서는 손댈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며 "그저 주차장 안전관리자의 관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관련 조례 제정 등도 상위법인 건축법, 주차장법 등과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제정이 힘든 상황이고, 온전히 소유주의 관리에만 맡기고 있어 관의 개입이 힘든 상황이다"며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치구 차원에서 행정지도를 지시하고, 행정권고를 내리는 등의 조치로 각 소유주에게 경고,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Copyright © 무등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