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원 금품 유착 끝에 시험지 유출…학부모·교직원 구속
해당 고교 성적 전면 무효 조치…경북교육청, 시험지 관리 전면 개편 예고

경찰은 전직 기간제 교사 A(30대)씨를 구속한 데 이어, 학부모 B씨와 학교 직원 C씨도 구속됐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박민규 영장전담판사는 15일 오후 학부모 B씨와 학교 관계자 C(30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판사는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또 시험지를 건네받은 해당 고교 재학생 A양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교사로 재직하던 당시 학부모 B씨의 자녀를 중학교 시절부터 수년간 개인 과외하면서 연간 수천만 원대 금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신뢰와 유착이 형성됐고,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 이후 중간·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돌리는 계획에까지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시험지 인쇄 이후 보관되는 시간대를 노려 심야에 학교에 침입해 4~6차례 시험지를 절취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 시험지는 곧장 B씨 자녀에게 전달돼, 해당 학생은 내신 전교 1등을 유지하며 상위권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학교 내부자의 묵인이 있었다. 학교 시설관리자 C씨는 B씨와 A씨의 침입을 알고도 이를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A씨가 과거 해당 학교 재직 시 시험지 관련 업무를 맡았던 점도 이번 범죄의 실행 가능성을 높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찰은 이들에게 공무상 비밀누설·업무방해·뇌물수수·직무유기 등 복합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시험지를 넘겨받은 학생 D양은 경찰에 입건됐으며, 해당 고등학교는 3개 학년 전체 성적을 전면 0점 처리하고 퇴학 처분을 의결했다. 다만, 1~2학년 성적과 피해 학생들의 등급 조정은 경찰 수사와 교육부 검토 후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학교 측은 "일부 학생들은 '친구의 잘못이 아닌 어른들의 판단 착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심리 상담 및 정서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교는 지문 인식 기반 출입 시스템을 폐기하고 카드 방식으로 전면 교체하는 등 보안 체계 개선에 나섰다. 사건 연루 교직원은 이미 직위 해제됐다.
경북교육청은 "이번 사건은 교육 신뢰를 근본부터 흔드는 중대 사안"이라며 "징계는 물론 시험지 관리와 보안시스템에 대한 전면 점검과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