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신용의 세종속살이] 세종 누비는 지방자치단체 공직자들

송신용 2025. 7. 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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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세종본부장

광역·기초지자체 중앙정부 접촉 확대
예산 확보·인적 네트워크 강화 구슬땀
대통령실 등 이전 땐 위상·역할 강화
효율성 제고하고 온라인 협업 시도를


#매년 예산 편성 작업이 본격화되는 이 즈음이면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하는 지방자치단체 공직자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진다. 예산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물론 각 부처마다 내년 예산 편성의 불가피성과 당위성을 설명하며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땀 흘리며 뛴다. 시장·도지사 같은 수뇌부는 물론 실무 예산 담당자들이 세종을 찾을 때마다 그림자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있다. 광역자치단체 세종사무소 직원들이다.

#강원도 강릉시는 기존 서울사무소를 서울(세종)사무소로 개편해 운영에 들어갔다. 중앙정부와의 협력 강화를 바탕으로 시정 지원 확대를 위해서다. 강릉시는 기존 2명으로 운영하던 서울사무소에 세종지역 전담인력 2명을 추가 배치해 전진 거점을 마련했다. 가까운 곳에서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더욱 신속하고 긴밀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에 위치한 지방자치회관 1층에 경북도 등 광역자치단체 안내문이 걸려 있다. [디지털타임스 DB]

각 광역자치단체들은 세종시에 중앙정부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강화하고, 지역의 주요 현안을 홍보하는 등 대외 활동을 선도하는 거점을 두고 있다. 현재 세종시와 서울시를 제외한 15개 광역지자체에서 2~2명씩 50명 가까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강릉시를 포함해 상당수 기초지자체들이 사무소에 인력을 두고 세종을 전진기지화하고 있다.

역할은 무엇일까. 국회를 상대하는 서울사무소(본부 격)와 달리 정부 부처와의 네트워크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 주요 부처의 동향과 관심사를 파악하는 등 국정 현안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 또한 주요 업무다. 부처별 사업을 속속들이 꿰뚫어야 소속 지자체가 적절히 대응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본청 예산부서와 호흡을 맞춰야 함은 물론이다. 지역과 연고가 있는 공직자와 접촉면을 넓히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지자체에 따라서는 각 부처를 찾아다니며 국제적인 행사나 지역 특산물을 적극 알리는 ‘홍보맨’ 역할을 하기도 한다. ‘10월말 경주에서 APEC 정상회담이 열립니다’로 시작되는 최재영 경북도 세종사무소장의 전화 신호음이 그 반증이다. 본청 공무원 모두가 그렇겠지만 세종에서 들으면 신선하다. 최 소장은 “정부 중앙부처와 다른 지역 광역지자체 출신들과 만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보니 새로운 경험과 인맥을 쌓을 수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업무를 하나같이 을(乙)의 입장에서 해야 하는 것은 부담일 것이다. 신분이 보장되는 ‘늘공’(늘 공무원)으로선 낯설고 당기지 않는 업무일 수도 있겠다. 자기 할 일만 제대로 하면 업무에 관한한 누구에게도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갑(甲)의 지위에서 세종에 오는 순간 ‘을의 처지’가 된다. 부처의 정보를 하나라도 주어 담자면 미소와 친절이 필수다. 여기에 세종을 찾는 본청 간부에 대한 의전을 빼놓을 수 없다.


“부지사님이 예산 문제로 부처 방문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오송역에서 모시고 왔는데 갑자기 면담이 취소된 겁니다. 정말 진땀이 났죠. 갑자기 국회 일정이 생겨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 데 일일이 챙기지 못한 제게 모든 책임이 돌아왔죠.” A 광역지자체 세종사무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일이 얽힐 때는 본청과 책임을 나눠 갖는 게 통상이다. 독자적인 업무보다 본청 수뇌부나 각 실·국 사업부서의 일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빚어지는 일이다. 본청 사업부서의 성과가 시원치 않으면 눈총을 받는 일도 있다.

위안이 없진 않다. 매월 1차례씩 갖는 15개 세종사무소장 모임이 그 것이다. 친목을 다지며 정보를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로 타향살이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행사다. 협력하고 경쟁하는 입장이지만 참석자들은 “경쟁은 본청에서…”라는 의식을 공유한다.

사실 세종사무소는 전국 지방정부의 대표들이 상주하는 서울본부의 하부 조직이다. 세종정부청사 인근 지방자치회관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는 16개 광역지자체가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10명 안팎의 공무원을 서울본부에 배치한다. 100명이 넘는 인원이 서울의 국회와 대통령실을 상대로 지역이익 실현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

충남도 중앙협력본부의 경우 민선 8기 도정 목표인 ‘힘쎈 충남’ 실현을 위해 적극적 지원기관으로 탈바꿈했다. 도와 국회, 중앙부처, 향우단체 등 협력 대상기관 간 가교역할을 맡아 전략적 협업으로 도정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본부는 지난해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위한 보건의료기술 진흥법 국회 통과,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입법 지원, 내년도 예산 10조9261억원 확보 활동 등을 펼쳤다.

반면 세종시에는 소규모 인원의 사무소가 꾸려져 기재부 등 주요 부처를 마크한다. 이제 새 정부가 본격 출범해 내각이 진용을 갖추고 있고, 대통령실과 국회의 세종 이전 담론이 무성한 가운데 세종사무소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의전 및 중앙정부와의 연락 업무 소화 차원을 벗어나 지자체의 최전선으로 자리매김하며 위상과 책임을 강화할 것이라는 의미다.

강릉시만 하더라도 ‘2026 강릉 ITS 세계총회’ 유치, 국도 7호선 확장, 정동진 IC 및 TG 신설 등 대규모 국비 확보와 공모 선정을 지원하며 대외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그 맨 앞에 세종사무소가 있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지자체들이 중앙정부나 국회와의 소통이나 협력을 위해 세종이나 서울에 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며 “다만, 운영의 묘를 살려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협업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신용 세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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