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살리고 종부세 그대로?

허인회 기자 2025. 7. 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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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은?…“부동산 대책, 맛보기에 불과” 엄포와 다른 신중함
대출 규제로 서울 집값 상승세 ‘주춤’…김윤덕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지난 14일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강력한 대출 규제로 부동산 정책 포문을 연 이재명 정부가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6·27 대출 규제' 이후 별다른 언급 없이 시장 흐름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조만간 공개할 이재명 정부의 첫 세법 개정안 역시 부동산 규제와는 거리두기를 할 모양새다.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이 대통령의 공약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잦은 세제 개입으로 오히려 풍선 효과를 야기해 집값이 폭등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전례를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대출 규제로 인해 서울 일부 지역에서 풍선효과 조짐이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공급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7월 말 세법 개정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정기 국회가 개회하는 9월 초에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에 따라 통상 7월 말에서 8월 초에 세제 개편의 윤곽을 공개한다.

눈에 띄는 점은 역대 세법 개정안 발표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이었던 부동산 세제 개편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내년 5월 만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는 이번 세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문재인 정부 때 시작됐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파는 2주택자는 양도세율을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 각각 더 내도록 하는 게 골자다. 징벌적 과세란 지적이 나오자 윤석열 정부는 부동산 거래 침체를 이유로 2022년 5월부터 해당 조치를 매년 유예해왔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하더라도 기존처럼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6~45%)이 적용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내년 5월 만료 시점까지 시행령으로 다룰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추후 검토하겠다는 기류다.

"징벌적 과세"라던 종부세, 변경 없을 듯

종합부동산세 역시 건드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종부세는 윤석열 정부 당시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과세기준액을 2023년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했다. 기본 공제액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는 쪽으로 대폭 완화했다. 세율도 0.6∼3.0%에서 0.5∼2.7%로 인하됐고, 1.2∼6.0% 수준이던 3주택 이상 세율은 0.5∼5.0%로 조정됐다. 종부세 개편은 지난해 7월 세법 개정안 당시에도 거론됐지만 집값이 꿈틀대자 결국 제외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 결정세액은 총 4조46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2679억원) 증가했다.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보유주택의 공시가격이 1주택자 종부세 공제금액인 12억원을 넘어서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더 커졌다. 2024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보다 3.25% 오른데 이어 올해도 7.86% 상승해 올해 종부세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실거주자 중심으로 세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평생 벌어 집 한 채 마련한 이들에게 징벌적 과세를 하는 건 과도하다"며 종부세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종부세를 손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오른 영향으로 종부세가 오르기는 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종부세를 완화한 터라 재차 감세 논란을 빚을 수 있어서다. 대출 규제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선 상황에서 자칫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섣불리 완화 카드를 꺼내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 기준으로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 당시 다주택 규제가 되레 '똘똘한 한 채'로의 과도한 쏠림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 수 기준을 없앨 경우 다주택자가 다시 늘어나 오히려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집값 상승 국면에서 섣불리 세법 개정안에 담기는 성급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이번 세법 개정안의 핵심은 부동산 세제 대신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식 관련 세법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5000 시대' 공약 아래 펼쳐지고 있는 최근 증시 흐름을 최대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7월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 자극 최소화 전략…공급 대책 수반돼야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제한'이라는 초강력 대출 규제를 꺼내며 집값 잡기에 나선 이재명 정부가 시장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부동산 정책과 의도적으로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5년간 28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며 "과도한 시장 개입이 초래한 결과를 지켜본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관련 언급 자체를 자제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공식석상에서 부동산을 언급한 것은 2차례에 불과하다. 7월1일 국무회의에서 "투자 수단이 주택 또는 부동산으로 한정되다 보니까, 주택이 투자 또는 투기 수단이 되면서 주거 불안정을 또 초래해 왔다"고 언급한 것과 7월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6·27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수요 억제책은 얼마든지 남아있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이마저도 이 대통령은 두 차례 발언 말미에서 주식 시장과 연계하며 투자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6·27 대책' 이후 서울 집값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다. 7월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7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0.29%로 전 주(0.40%) 대비 0.11%포인트 축소됐다. 6·27 대책 이후 2주 연속(0.43%→0.40%→0.29%) 상승세가 둔화했다. 특히 집값 상승을 견인하던 강남구(0.73→0.34%)를 비롯한 강남3구의 상승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강세를 보이던 마포구(0.85→0.60%)와 성동구(0.89→0.70%) 역시 오름폭이 소폭 감소했다. 다만 구로구(0.11→0.18%), 금천구(0.08→0.09%) 등 서울 외곽지역이 오름세를 보이며 풍선효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주담대 한도 6억원 제한에 걸리지 않는 9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가 밀집해 있다.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규제 이후 오히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학습 효과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선 공급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단시간 내 공급 대책 발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 대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7월11일이 돼서야 지명됐기 때문이다. 국토부 수장에 지명된 김윤덕 후보자의 정책 비전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7월15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첫 출근길에서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와 용적률 완화 방향으로 가되, 공공의 이익을 잘 살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도시를 만드는 것보다는 활용 가능한 여러 부지를 적극 활용해서 노력해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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