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에 접어든 박진영, “좋은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언젠가 너를 알아줄 사람이 분명 올 거야.”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을 마친 배우 박진영은 이 한 줄을 최고의 명대사로 꼽았다. 이건 모두의 바람이다. 나의 인생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진영에게 ‘미지의 서울’은 축복이다. 그동안 ‘보이그룹 갓세븐’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길게 붙었으나, ‘미지의 서울’은 ‘배우 박진영’이라는 다섯 글자로 그를 설명하기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박진영을 알아보는 이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이달 초 ‘미지의 서울’의 긴 여운이 가시기 전, 문화일보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소속사 사무실에서 박진영과 만났다.
“‘미지의 서울’은 제게 위로가 되는 작품이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겪는데, ‘그럴 때 내가 저 말을 들었다면 위로가 됐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지’라는 생각이 들 때 우울해지니까요. ‘왜 종점까지 가려고 하나. 중간에 내려도 돼. 시작이 중요하다’는 할아버지의 대사도 기억에 남아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위로가 아니었을까요? ‘미지의 서울’이 주는 이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 저도 더 자연스럽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박진영이 연기한 이호수는 ‘경계인’이다. 여주인공인 쌍둥이 자매의 고등학교 동창인 이호수는 사고로 왼쪽 청력을 잃은 채 살아가는 변호사다.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이호수의 모습은 박진영의 탄탄한 연기를 통해 효과적으로 구현됐다. 장애를 가졌다는 편견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 더 천천히 듣고 움직이는 이호수의 디테일까지 담은 박진영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너무 큰 장애를 가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탄하게 살아가는 친구도 아니었죠. 호수는 장애를 들키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검열하고 또 검열하는 인물이에요. ‘남들보다 잘 못 듣는다’는 것도 자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호수를 연기할 때, 말도 반 템포 늦게 시작했어요. 상대방의 말에 곧바로 반응하지 않고, ‘내가 똑바로 말하고 있나’라고 본능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인물이니까요. 그런 디테일을 살리며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미지의 서울’은 박진영이 군복무를 마친 후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이다. 게다가 어느덧 31세가 된 그의 30대를 여는 작품이기도 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대중이 ‘30대 박진영’에게 기대하는 연기의 깊이는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작품 속 이호수 뿐만 아니라 작품 밖 박진영도 더 귀를 크게 열었다. 주변의 조언을 마음에 담고, 또 이를 연기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는 달콤했다. ‘인생작’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좋은 이야기의 힘’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에요. 좋은 사람들과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고요. 예전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면, 이제는 20대에서 30대로 ‘앞자리’가 바뀐 만큼, 더 많은 이들과 호흡할 수 있는 30대가 되길 바라요. ‘미지의 서울’ 현장만 같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박진영은 배우로 더 먼저 데뷔했다. 2012년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 2’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디뎠고, 2014년부터 갓세븐의 멤버로 활동했다. 현재도 그는 ‘두 마리 토끼’를 착실히 쥐고 있다. 상반기에는 갓세븐 활동도 활발했다. 새 앨범을 발표하고 공연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군입대 전 촬영을 마친 영화 ‘하이파이브’는 188만 관객을 모은 데 이어 ‘미지의 서울’은 8.4%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가 참여했던 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의 제목처럼 박진영의 화양연화는 바로 이 순간이다.
“갓세븐 멤버들이 평소 제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어요. 멤버들이 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데도 혼자 끙끙 앓던 때가 있던 것 같아요. 주위를 잘 둘러보면 누구에게나 그렇게 힘이 되는 존재가 있을 거예요. 내 마음의 여유를 찾으면 더 많은 것이 보이고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죠.”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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