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서 떼로 잡힌 참다랑어…‘뭐든 걸려라’ 이 망 때문이라는데

김규원 기자 2025. 7. 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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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기 활동가, 시민환경연구소 기고 글에서 밝혀
목적 어종도 없이 남획하는 ‘정치망’이 동해·남해 곳곳에
지난 8일 오전 경북 영덕군 강구면 앞바다에서 잡힌 대형 참다랑어. 영덕군 제공

지난 8일 경북 영덕에서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1300마리, 150톤(t)이 잡혀 사료로 폐기되는 일이 일어나 관심을 끌었다. 참다랑어가 동해에 나타난 건 기후변화, 사료로 폐기해야 했던 건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 이 지역에 주어진 할당량(쿼터) 초과 때문이었다. 해양수산부는 즉시 경북 등 참다랑어가 잡히는 지역에 모두 280t의 참다랑어 어획 한도를 추가 배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회유성 어종인 참다랑어가 이 지역에서 대량으로 잡히는 원인은 기후위기뿐 아니라, 바닷가에 설치해둔 ‘정치망’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용기 캐나다공원황야협회 노바스코샤 지부 활동가(시민환경연구소 객원 연구원)는 지난 14일 시민환경연구소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정치망’”이라며 “정치망은 해양 생물이 이동하는 길목을 차단하고 해양 생물을 포획하기 때문에 목적 어종이 없다”고 지적했다. 목적 어종이 없다는 것은 어떤 해양 생물이든 닥치는 대로 무분별하게 잡는다는 뜻이다.

정치망은 수산업법 시행령 6조에 따른 대형 어획 도구다. 대형은 10헥타르 이상, 중형은 5~10헥타르, 소형은 5헥타르 미만의 구획된 수면에 고정된 어구를 설치해 해양 생물을 잡는다. 대형 정치망의 어업 구획은 서울 월드컵 경기장 면적의 13배에 이른다. 광범위한 수역에 그물을 쳐놓아 이번처럼 다랑어는 물론이고, 고래와 같은 보호종 해양 포유류도 무차별적으로 혼획된다. 이런 정치망은 동해의 대부분 수역과 남해의 중부 수역, 그리고 서해의 태안반도 일부에 설치돼 있다. 한국 연안에 설치된 정치망의 총 숫자는 323개에 이른다.

이번에 정치망에 잡힌 참다랑어는 200해리(약 370㎞) 이상의 연안과 먼바다를 오가는 대표적 고도 회유성 어종이다. 이들이 수온 변화에 따라 무리를 지어 동해 연안으로 접근했다가 정치망에 잡힌 것으로 보인다. 참다랑어와 같은 회유성 어종이 연안을 따라 이동하다가 정치망을 만나면 벗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용기 활동가에 따르면, 한국에는 41종의 허가 어업이 존재하는데, 대부분 어획을 목적으로 하는 대상 어종과 그에 맞는 어구가 존재한다. 목적 어종의 생태와 크기, 이용 목적에 따라 어구를 제작한다. 예를 들어 고등어를 잡기 위한 선망이나 다랑어나 이빨고기(메로)를 잡기 위한 연승 같은 것이다. 이런 목적 어종과 그에 맞는 어구를 사용하지 않고 목적 어종 외 다른 어종을 잡는 행위를 ‘혼획’이라고 한다. 또 과도하게 잡는 행위를 ‘남획’이라고 한다. 이번 일은 혼획을 넘어 남획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 활동가의 의견이다.

국내 가두리 양식장에서 키우는 참다랑어.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참다랑어는 고급 횟감으로 비싸게 거래되기 때문에 그동안 남획돼왔고 멸종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는 국제과학위원회의 평가에 근거해 매년 총허용어획량을 정하고 이를 국가별로 할당량을 정해 전체 마릿수를 유지하려고 한다. 다랑어 가운데서도 참다랑어에 대한 보호 장치가 가장 강력하다. 만약 이번에 2025년 한국에 주어진 할당량(1219t)을 넘어 잡힌 참다랑어를 거래했다면 이것은 불법 행위가 된다. 물론 총허용어획량 안에서 한국의 할당량을 늘릴 수도 있다. 이것은 외교력에 달려있다.

이 글을 쓴 이용기 활동가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치망은 원래 연근해 어종을 잡으려는 어구로 참다랑어와 같은 회유성 어종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과거에도 정치망으로 참다랑어를 잡는 일은 극히 제한받아왔다. 이번에 혼획돼 사료로 폐기된 참다랑어들은 남획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혼획과 남획을 줄이려면 동해와 남해에 지나치게 설치된 정치망을 줄여나가야 한다. 정치망은 무분별한 어획으로 바다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한다. 바다의 생물과 자원을 싹쓸이하는 어업이 아니라 바다 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어업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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