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이제 어디서 힐링하나"…광주 풍암호수 폐쇄 시민들 ‘착잡’
광주 대표 산책·운동 명소
중앙공원 개발로 2년 폐쇄
아쉬운 마음·기대감 공존

14일 오후 7시께 서구 풍암호수공원 호수둘레길. 2.3㎞ 길이 산책로 곳곳에 사람 키 높이만한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산책로 폐쇄 안내', '통제기간: 2025.07.21~2027.07.31'라고 적힌 문구가 눈에 띈다.
20년간 풍암동에 산 김영규(50대)씨는 이를 보고 착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곳은 그의 일상이 깊이 녹아든 공간이어서다. 퇴근 후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가볍게 걷는 곳이기도 했고, 종종 열리는 음악회에 참여해 주민들과 친목을 다지는 장소기도 했다.

오는 21일부터 2년간 풍암호수공원 내 통행이 전면 통제된다. 광주시의 중앙근린공원(1지구)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풍암호수 수질 개선 공사와 자연형 정화시설 설치 등이 추진되면서다. 공사 완료는 2년 뒤인 2027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긴 시간 동안 호숫길을 찾을 수 없게된 주민들은 허탈한 심정이다. 이곳은 풍암동, 금호동 등 일대 주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한 대표 산책 명소다. 1956년 농업용 저수지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 숲길·소극장·장미정원 등이 차례로 들어서며 '명품 힐링 쉼터'로서 주민들을 맞이했다. 주택단지 밀집지역 근처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아 하루 3천명이 넘는 시민이 찾던 시절도 있을 정도다.
이탓에 폐쇄 사실을 알게된 일부 시민은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풍암동 주민 김 모씨(60대)는 "지금이라도 공사 계획이 철회됐으면 좋겠다. 아무리 공무원들한테 민원을 넣어도 막을 수가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박정후(60대) 씨는 "풍암호수는 주민들의 자부심인데, 공사 탓에 원형 보존이 안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와 걱정된다"고 했다.
기대감을 드러내는 시민도 있었다. 인근에 조성되는 중앙공원에는 8개 테마숲과 야외공연장, 캠핑장, 정원박람회장 등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총 20㎞ 규모의 산책로도 조성될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을 토대로 '국가도시공원' 지정까지 노리고 있다. 이는 국가가 직접 도시공원을 지정·관리하는 제도다.
금호동 주민 박모(31)씨는 "종종 운동하던 산책로가 폐쇄되는 것은 아쉽다"면서도 "해외에서나 보던 명품 도시공원이 거주지 인근에 만들어진다고 하니 기대가 앞선다"고 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