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자동차 '배제' 아닌 '공존' 도시 광주로

이삼섭 2025. 7. 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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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평생주택

광주시는 '차 없는' 정책에 진심이다. '자동차의 도시' 광주에서 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거나 차 없는 정책을 펼친다는 건 굉장한 도전이다. 2025년 5월 기준 72만9천267대가 등록돼 있다. 광주의 세대 전체 수(65만8천338)보다 자동차가 많은 셈이다. 그 와중에 대중교통 분담률이 낮다 보니 일상적으로도 이용률이 높다. 자동차 이용 환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자동차를 불편하게 한다는 건 선출직 공무원으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럼에도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라는 이름으로 다방면에서 자동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자동차 이용을 멈추고 걷고,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취지나 방향에 적극 공감하고 응원한다. 자동차로 가득 찬 도시에서 시민 삶의 질은 무척이나 떨어진다. 가뜩이나 부족한 도심 공간 곳곳을 자동차가 차지하면서 쾌적성은 잃은 지 오래고 불법주차에 따른 보행 불편과 안전 위협은 일상적이라 문제조차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막대한 탄소 배출은 두말할 것도 없다.

특히 특정 상권에서 차 없이 다니는 시민들이 더 많은 소비를 한다는 연구 결과처럼, 쾌적한 보행환경을 갖춰 시민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쪽으로 상권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소비 활성화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자동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동차를 '배제'하는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광주시는 '차 없는 거리'를 다수 만들려는 시도 중이다. 자동차 위협 없이 공공의 공간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시도다. 임시로 차 통행을 막고 지자체가 예산을 투여해 행사를 여는 걸 '차 없는 거리'라고 하진 않겠다. 일상적으로 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거리라는 것을 전제한다.
8일 광주 동구 금남로 차없는 거리 '걷자잉'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차없는 금남로 거리를 걸으며 힐링하고 있다. 광주 동구

본질적으로 대·자·보는 배제가 아닌, 공존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던가. 도로는 자동차만 있어야 한다는 폭력에 맞서 대중교통, 자전거·킥보드, 보행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이 함께 서 있도록 하는 '도로 위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책이다. 이는 어느 시민이 보행으로 주로 이동하더라도 때론 차를 탈 때도, 때론 자전거나 킥보드를 탈 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 수단의 이용률을 낮추기 위해 특정 수단을 배제하는 건 오히려 이동 다양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특정 수단, 예컨대 '차 없는 거리'라고 한다면 자동차 이용자를 배제한다는 인식에 오히려 반감과 저항을 키울 수 있다.

그래서 명칭부터가 '차 없는 거리'가 아닌, '공존의 거리'라고 명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특정 구간뿐만 아니라, 더 많은 도로에서 다양한 이동수단이 보호받을 수 있다. 또 그래야 도시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내년부터 입주자를 모집하는 '광주형 평생주택'의 입주 조건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광주도시공사는 대·자·보 정책 취지에 맞춰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은 이들에게만 입주 자격을 주는 것을 검토 중이다.

광주형 평생주택은 청년뿐만 아니라 자녀를 가진 이들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설계된 고급 공동주택이다. 저렴한 데다 주거 환경까지 좋다 보니 어떻게 보면 입주 자체로도 큰 특혜다. 그렇기에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사회와 도시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입주 조건에 '자동차 유무'가 들어가는 건 타당한 면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가산점을 주는 건 정책적 유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배제하는 방식은 안 된다. 자동차가 있다고 해서 입주 자격을 주지 않는 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을 수도 있을뿐더러 자칫 '꼼수 입주'를 부추길 수 있다. 임대주택 입주가 꼭 필요한 사람이 자동차가 꼭 필요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자녀가 있다면 더 그럴 수밖에 없다. '아이 낳아 기르기 좋은 도시'와 같은 정책과 대치될 수도 있다.

배제가 아닌 공존을 설계해야 한다.

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대우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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