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의 도착지가 ‘층간소음’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파트는 한국 총주택 수의 약 60%를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32평형’은 ‘국민평수’라고 불릴 만큼 흔하다. 영화의 제목 ‘84제곱미터’는 32평형의 실평수인 약 25평을 표현한 숫자다. 오는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84제곱미터>는 ‘영끌족’ 우성(강하늘)이 구매한 신축 아파트에서 원인 모를 층간 소음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사건을 담은 스릴러 영화다.
우성은 젊은 나이에 ‘자가 아파트’의 꿈을 ‘영끌’로 이뤄낸다. 대출은 물론 주식투자금, 월세 보증금, 퇴직금 중간정산, 시골 논밭 청산 등 가능한 돈은 전부 끌어모았다. 흘러나오는 음악 ‘서울찬가’(패티킴)와 함께 기쁨에 젖는 것도 잠시. 아파트의 가격은 2년 만에 11억에서 8억 7천만 원으로 떨어진다.
신혼을 꿈꾸던 여자친구와는 파혼했고, 대출 이자는 천정부지로 솟아 월급보다 매달 내는 원리금이 더 커진 지 오래다. 이럴 바엔 집을 팔라는 친구의 말에 우성은 “서울아파트는 늘 역사적으로 우상향이었어”라고 답한다. 혹여나 다시 집값이 오를까, 우성은 집을 팔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는 버티겠다는 일념으로 회사 탕비실을 털어 끼니를 때우고 사무실에서 충전한 전등으로 형광등을 대신한다. 더운 날씨에 에어컨도 사양하고 퇴근 후 배달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해보지만 생활은 녹록지 않다.

팍팍한 삶 속에 그를 가장 괴롭히는 건 층간소음이다. 소음으로 인해 잠조차 편히 잘 수 없다. 소음으로 쇠약해진 우성을 반기는 건 ‘소음을 멈춰달라’는 아랫집의 쪽지. 그는 억울한 마음에 원인을 찾아 위층으로 또 위층으로 올라가지만 원인은 찾지 못한다.
우성은 아파트입주자대표를 찾아가 보라는 누군가의 말에 같은 건물 꼭대기 층에 있는 펜트하우스에서 입주자대표인 은화(염혜란)를 만난다. 층간 소음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그에게 은화는 곧 GTX 개통을 앞둔 중요한 시기이니 문제를 ‘조용히 해결하자’며 위로금 봉투를 건넨다. 멈추지 않는 층간소음에 발버둥 치던 와중, 함께 층간소음을 해결하자며 험악해 보이는 윗집 남자 진호(서현우)가 우성에게 손을 내민다.
각본·연출을 맡은 김태준 감독은 전작 <스마트폰을 떨어을 뿐인데>를 통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불안과 공포를 실감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녹슬지 않은 솜씨를 보여준다. ‘내 집 마련’과 ‘계급상승’ 욕망, ‘영끌족’ ‘빚투’ ‘부동산투기’ 라는 현실적 소재는 몰입감을 더한다. 일부 설정들은 다소 평이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빈 곳을 채운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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