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죄 남발 막는다"…與, 특별배임죄 폐지·경영판단 명문화 법안 발의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특강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7.15.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5/moneytoday/20250715154407438gtwk.jpg)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태년 의원이 발의한 상법·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기업인들 입장에서 배임죄로 억울하게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결정에 대해선 배임죄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형법에 명문화될 경우 검찰의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던 배임죄의 위력이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태년 의원은 전날 배임죄 남용 방지와 기업의 전략적 경영 판단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상법·형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김 의원의 발의안은 상법상 특별배임죄 조항을 전면 삭제하고, 형법에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확히 하는 문구를 포함한하는것이 핵심이다.
배임죄는 형법상 배임죄(형법 제355조)와 상법상 특별배임죄(상법 제382조 등)로 구분된다. 형법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득을 취한 경우 처벌하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상대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게 성의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고의로 위배하고 재산상 이득을 보며 상대에 손해를 끼치면 처벌한다는 규정이다.
특별배임죄는 공식 법률용어는 아니지만 상법상 이사 등의 의무 위반 행위를 형법 제356조(업무상 횡령·배임)로 처벌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이사·감사 등 업무상 사무처리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을 경우 상법은 배상의 책임을 묻고 형법은 이를 근거로 처벌하는 것이다.
지난 3일 여야 합의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의결되면서 배임죄 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한 보완 입법성 조치다.
특별배임죄 폐지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법리적 책임과 신의성실 의무의 범위가 불명확해 이익을 창출할 수도, 손해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경영 판단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단 점에서 재계에서 꾸준히 폐지론이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기업 경영진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소극적인 의사결정을 보여 기업의 성장을 중장기적으로 저해시킨단 우려도 나왔다.
김 의원은 이번 상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에 대해 "(특별배임죄가) 형법의 업무상 배임죄와 행위태양(구체적인 형태나 양상) 및 구성요건이 동일해 중복입법·이중처벌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돼 왔다"고 설명했다. 또 형법 개정안을 제안한 이유로는 "(경영진이) 최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 경우에는 배임죄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명문의 규정을 두려는 취지"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특강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으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07.15.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5/moneytoday/20250715154408738xrzj.jpg)
이 법안들은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지속해서 우려를 표해온 국민의힘과 재계의 반발을 무마하는 카드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의 주된 원인이 주주가 아닌 오너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기업의 의사결정이라고 보고 기업의 의사·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등을 추진 중이다.
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법무부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기업 의사·지배구조 개편 법안과 특별배임죄 폐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 등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오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최대 규모 정책 연구모임인 '경제는 민주당' 강연자로 나서 "원내지도부에 자사주 (소각에 관한) 문제와 기업들이 요구하고 함께 논의하기로 한 배임죄 충실 의무와 관련한 문제들을 (9월) 정기국회 때 한 번에 처리하면 어떤지 건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오 의원은 강연을 마치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김태년 의원이 발의한) 특별배임죄 삭제 취지에 공감하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문구가 너무 허술하면 빠져나갈 (구멍이) 생길 수 있고 (법을) 집행하는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청회 등을 통해 법무부 등 집행기구 이야기도 충분히 들어보고 (여러 여야 의원들이 발의했거나 발의할) 개정안을 다 모아서 (9월) 정기국회 때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태년 의원은 "(법 개정에 대한) 당내 공감대는 상당히 있는 상태다. 배임죄가 사법 당국에 의해 남발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배임죄가 무서워 투자 결정을 못 하는 경우도 꽤 많았는데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도 (이번 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을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와) 협의해야 하는 만큼 7월 임시국회에서의 처리는 조금 어렵겠지만 9월 정기국회 때는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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