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새 지원자 5배 늘었다”… 부산 향한 미국 대학생들의 ‘러브콜’

이상배 2025. 7. 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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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학생 15명
방학 맞아 해외 교류 프로그램 참여
이바구길 등 부산이 주요 탐방지
“부산과 시애틀, 유사한 점 많아
잠재력 있지만 청년 유출 막아야”
해외 교류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22일부터 한국을 찾은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소속 학생들이 부산 서구 감천문화마을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대 정진규 교수 제공

“2019년에 처음 해외 교류 프로그램으로 부산에 올 때는 15명 모집 인원 중 9명밖에 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같은 정원임에도 50명 넘는 학생들이 지원하면서 서류와 면접을 통한 치열한 선발 경쟁이 펼쳐졌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와, 부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국제 경쟁력이 올라갔음을 피부로 느낀 순간입니다.”

미국 서부 최대 항만도시 시애틀에 위치한 워싱턴대의 정진규 융합인문과학대학 교수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같은 대학의 오건화 지리학과 교수와 함께 지난달 22일부터 15명의 워싱턴대 재학생들과 한국을 찾았다. 여름 계절학기 해외 교류 프로그램인 ‘스터디 어브로드(Study Abroad)’의 일환으로, 서울과 세종을 방문한 첫 일주일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정을 부산에서 소화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기후 회복력, 도시공동체, 디지털 기술을 주제로 부산대 도시공학과와 협력해 약 4주간 현장 중심 수업을 진행 중이다.

정 교수는 “부산은 시애틀과 마찬가지로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항구도시로,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산업 구조와 도시 정체성에서도 유사성이 많다”며 “두 도시의 스마트시티 전략을 비교하면서 도시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고민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부산의 첫 스마트시티인 에코델타시티를 비롯해 감천문화마을, 이바구길, 해운대, 영도 등 원도심과 신도심을 폭넓게 탐방했다. 차량 대신 교통카드와 지도 앱을 활용해 버스와 지하철로 직접 이동하며 도시 기술을 체험하는 것도 수업의 일부다. 16일에는 ‘2025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 부산’에도 참가해 국제 세미나에 참석하고 학생 발표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부산이 주요 학습지로 선정된 데는 두 교수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부산 출신인 두 사람 모두 부산대 도시공학과 출신으로, 학부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교수로 자리를 잡았다. 정 교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서울보다 부산이 더 좋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도시를 체험 중심으로 이해하는 데 부산만큼 매력적인 곳도 드물다”고 말했다.

도시공학을 전공한 미국 대학 교수가 바라본 부산은 어떤 모습일까. 두 사람은 부산의 변화를 두고 반가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전했다. 오 교수는 “과거와 비교해 도시가 훨씬 더 편리해졌지만, 외국인과 소외계층의 접근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 야구 경기 관람 예매조차 앱 사용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 진짜 스마트시티는 기술보다도 사람의 다양성을 품는 도시”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시애틀과 부산의 도시 역동성 차이도 짚었다. 그는 “시애틀은 최근 10년간 20~30대 청년층 유입이 활발했고,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몰리며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부산도 충분한 자연환경과 도시 잠재력이 있음에도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 지속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가 삶의 질과 공동체 중심의 가치를 회복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대 학생들은 오는 19일 부산을 떠나 시애틀로 돌아간다. 참가 비용이 적지 않지만 항공료와 일부 경비는 장학금으로 지원되며, 해외 수업과 현장 학습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정 교수는 “2년에 한 번씩은 부산에서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싶다”며 “기술과 도시계획보다 더 중요한 건, 서로 다른 도시를 살고 있는 이들이 함께 만나 경험을 나누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