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 -> 31점, ‘18살 1순위’ 플래그의 서머리그는 어땠을까?

[점프볼=유석주 인터넷 기자] ‘역대급 신인’ 쿠퍼 플래그가 짧고 강렬한 신고식을 마쳤다.
2025년 NBA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댈러스 매버릭스의 선택을 받은 플래그는 13일(한국시간)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2K26 NBA 서머리그 두 번째 경기를 소화했다. 비록 팀은 69-76으로 졌지만, 플래그는 31점 4리바운드로 1순위에 맞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LA 레이커스를 상대로 데뷔한 11일보다 긴장도 훨씬 풀린 듯했다. 당시 플래그는 4쿼터 중요한 블록슛에 이어 승부를 결정짓는 어시스트를 기록하긴 했으나(87-85), 득점에선 단 10점에 야투율 23.8%로 고전했다.
미국 현지 기자이자 ‘댈러스 모닝 뉴스’로 활동하는 마크 스테인은 14일, 플래그가 잔여 서머리그를 뛰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역대급 유망주’의 짧고도 강렬했던 NBA 신고식. 과연 플래그의 첫 발걸음은 어땠을까.
플래그의 서머리그 : 두 경기 평균 31분 출전
20.5점 5.0리바운드, 2.5어시스트 1.5스틸, 1.0블록슛
물론 아직 서머리그이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고 표본도 적지만, 플래그는 코트 위에서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줬다.
우선 공수 양면 모두 포지션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다. NBA 공식 사이트 기준으로 플래그는 레이커스전은 포워드로, 샌안토니오전에선 가드로 출격하며 각자 다른 포지션에서 뛰었지만, 전체적인 플레이 스타일이나 경기 내용은 비슷한 양상이었다. 중요한 건 역할이었다. 공격에선 핸들러로 나섰으나 직관적인 야투 생산에 집중했고, 수비에선 매치업 전환 상관없이 좋은 대인방어를 보여주면서 동료들을 돕는 데 열심이었다.
냉정하게 공격에서의 플래그가 효율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볼륨 자체는 평균 20점으로 괜찮았지만, 대학 시절부터 약점으로 평가받은 높은 드리블 자세와 안정적인 샷 메이킹의 부족함이 드러났다. 드리블 자세가 높으면 상대 손질에 대처하기 어렵고, 자기 앞의 선수를 제쳐도 림 근처 마무리에 어려움이 생긴다. 그러면 자연스레 수비수를 달고 공격을 시도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이는 선호하는 공격 방향에 따라 효율에 극심한 차이가 생기게 된다. 실제로 플래그는 대부분 왼쪽에선 돌파를, 오른쪽에선 슈팅 기반의 득점 시도를 가져갔다.


그중에서도 레이업과 덩크 등 림 근처에서의 마무리를 제외, 플래그는 두 경기 14번의 2점 야투를 시도했음에도 성공은 3개에 그쳤다. 그마저도 일반적인 점프 슛 시도는 단 2회. 나머지 12번은 모두 스텝 백과 풀업, 페이드 어웨이 등 상대의 견제를 받으면서 올라간 슈팅이었다. 지금 당장 안정적인 3점슛을 기대하기 힘든 자원인 만큼(서머리그 3점슛 성공률 15.9%), 플래그가 향후 기대치에 맞게 성장하기 위해선 슈팅 과정의 개선이 분명히 필요하다.
그럼에도 플래그의 종합적인 공격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었다. 훌륭한 신체조건과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속공에서 위협적인 피니셔 & 트레일러 역할 수행이 가능함은 물론, 같이 핸들러로 조합된 라이언 넴하드와도 괜찮은 궁합을 자랑했다. 댈러스는 하프코트 오펜스에서 다채로움을 부여하는 카이리 어빙(십자인대 부상)과 앤서니 데이비스가 있는 만큼, 플래그의 핸들링과 슛 역시 충분히 적응 기간을 갖고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다. 두 경기 모두 상대가 플래그에게 더블팀에 가까운 압박을 유지했음에도 당황하거나 주눅 들지 않고 개인 기반 전술을 시도한 점 역시 긍정적이다.
수비도 준수했다. 서머리그 특성상 조직적이거나 끈끈한 실점 억제력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데뷔전 첫 득점의 기반이 된 스틸을 비롯해 결정적인 블록슛까지, 대인&도움 수비와 활동량 등은 명성에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물론 정규리그에선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선수들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데이비스와 P.J 워싱턴 등 수비가 좋은 베테랑들과 코트를 밟았을 때의 댈러스를 기대하게 만들긴 충분했다.
더 무서운 건 플래그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단 점이다. 2006년생으로 이제 고작 18살인 플래그는, 인생 최악의 경기라고 인터뷰했던 레이커스와의 NBA 데뷔전 이후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완전히 달라진 활약상을 선보였다.
플래그는 늘 월반이 일상이지만 적응이 문제없는 선수였다. 열일곱 살에 듀크대학교 유니폼을 입은 플래그는 시즌 초반 3점슛 성공률이 20% 언저리에 머무르며 고전했지만, 대학 무대에 적응한 뒤엔 팀 내 평균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 스틸 등 모든 지표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공수 고르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형의 선수인 만큼 코트 안에서의 흐름과 적응이 전체적인 경기력에도 굉장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뜻이다.
2년 전 1라운드 1순위로 뽑힌 또 다른 재능 빅터 웸반야마도, 샬럿 호네츠와의 서머리그 데뷔전은 9점 8리바운드에 실책 3개, 야투율 15.4%로 최악에 가까웠다. 그만큼 이 기간에 나온 데이터를 온전히 신뢰할 수 없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대학 리그에서 보여준 적극성과 적응력을 곧바로 서머리그에서도 증명했기에, NCAA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를 동시에 탄 플래그의 무서운 성장세는 NBA에서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과연 플래그가 ‘전임자’ 루카 돈치치를 이어 댈러스의 새로운 중심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플래그의 다음 발자국은 오는 10월 프리시즌으로 향할 예정이다.
# 사진_ NBA 사이트, AP/연합뉴스 제공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