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가족이란 유대감

기호일보 2025. 7. 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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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아이가 뒤바뀌는 일은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지만, 1970~1980년대에는 실제로 발생했다.

이처럼 어느 쪽이 더 옳다고 말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3년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통해 한 사람이 진정한 아버지가 돼 가는 과정과 가족의 의미를 섬세하게 그려 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단순히 뒤바뀐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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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동국대 강사

병원에서 아이가 뒤바뀌는 일은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지만, 1970~1980년대에는 실제로 발생했다. 당시 신생아 이름표는 물에 젖어 내용이 번지거나 찢어지기 쉬웠고,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태어나는 아이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병원의 실수로 아이가 바뀌는 사고는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전국의 부모들도 '낳은 정'과 '기른 정'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지곤 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통념처럼 내 피와 유전자를 받은 친자를 택해야 할지, 아니면 꼬물꼬물한 젖먹이와 눈을 맞추고 먹이고 입히며 정성껏 키운 아이를 계속 받아들여야 할지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처럼 어느 쪽이 더 옳다고 말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3년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통해 한 사람이 진정한 아버지가 돼 가는 과정과 가족의 의미를 섬세하게 그려 낸다.

성공한 건축가 료타는 뚜렷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완벽주의자다. 가정일은 아내 미도리에게 일임하고 업무에만 전념하는 그는 모든 것을 계획한 대로 이뤄 내야 직성이 풀린다. 자신과는 달리 느긋하고 경쟁심이 없는 아들 케이타가 료타는 못내 걱정스러웠다. 그럼에도 겉보기엔 완벽에 가까웠던 그의 삶은 케이타가 친자가 아니라는 소식에 균열이 간다. "역시 그랬군⋯." 충격적인 소식을 들은 료타의 첫 반응이었다.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친아들 류세이는 전파상 집의 장난기 많고 활발한 첫째였다. 개구지게 웃는 모습이 자신의 어린 시절과 흡사했고, 료타는 그렇게 혈연이라는 이유로 자연스레 류세이에게 끌린다. 두 가족은 결국 친자를 되찾는 것으로 합의하고, 아이들의 새로운 환경 적응을 위해 과거의 부모와는 연락을 끊고 살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6년간 쌓아 온 사랑과 정은 한순간에 끊어 낼 수 없었다. 특히 료타는 이 과정에서 모성애와 부성애가 단순히 혈연이라는 이유만으로 샘솟는 것이 아님을 깨닫기 시작한다. 

영화는 두 가족이 서로의 아이들을 되찾아야 할지, 아니면 현재 관계를 유지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이를 통해 작품은 혈연의 강한 끌림과 함께 오랜 시간 쌓아 온 추억과 감정의 무게를 동시에 목격하게 한다. 료타와 대조적으로 그려진 전파상 아버지의 가정적이고 따뜻한 모습 그리고 그런 가정에서 사랑을 듬뿍 받아 밝고 건강하게 성장한 류세이의 모습은 료타 자신이 케이타에게 얼마나 부족한 아버지였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동시에 케이타가 남긴 디지털카메라에는 TV를 보는 아버지의 뒷모습, 피곤해 잠들어 있는 사진 등이 가득했다. 케이타에게는 그토록 바쁘고 엄격했던 아빠라도 좋았고 그리웠던 것이다. 이 사진들을 보며 료타는 자신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케이타에게도 진정한 부성애가 솟아남을 느낀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단순히 뒤바뀐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작품은 진정한 가족됨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가족이란 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닌, 시간의 축적을 통한 깊은 유대감으로 형성되는 것임을 강조한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 또한 생물학적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양육의 상호작용으로 쌓아 올린 교감, 사랑 그리고 책임감을 통해 발전하고 완성돼 가는 것임을 보여 준다. 영화는 우리에게도 '나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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