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이어 관제사도 해외로…“급여 높고 정년 없어”[자동차팀의 비즈워치]

2018년부터 관제사로 일하던 B 씨 역시 올해 초 사직서를 내고 홍콩으로 건너갔습니다. B 씨는 “소속 회사에서 월세 비용까지 일부 보전해 주기 때문에 모두 합치면 서울에서 받던 월급의 5배가량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항공교통 안전을 책임지는 관제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만 벌써 3~4명이 아랍에미리트(UAE)나 홍콩으로 떠났습니다. 관제사들이 해외로 나가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유는 더 있습니다. 아부다비는 관제사 정년이 없습니다. A 씨는 “한국에서 계속 일한다면 10년 후에는 퇴직해야 하지만 아부다비에선 항공신체검사에서 적합 판정만 받으면 계속 근무할 수 있다”며 “노후에 대한 걱정이 줄었다”고 말합니다.
B 씨는 홍콩 관제사의 장점으로 지속적인 교육훈련과 커리어 확장을 꼽습니다. “이곳에서는 항공사고조사 등 관제 외 업무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면 매우 적극적으로 도와주거나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 준다”고 전했습니다. B 씨는 한국에서 국토교통부 행정업무에 여러 번 지원했지만 그 때마다 대체 관제사가 부족해 전근이 어렵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합격’ 문턱은 낮아졌습니다. 관제사가 되려면 필수로 따야 하는 국제공인 ‘항공영어구술능력증명시험(EPTA)’ 등급의 경우 예전에는 외국인 관제사에 ‘원어민 수준’인 6등급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중동 국가의 경우 5등급도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해외로 나간 관제사들의 전언입니다. 관제사가 되려면 이 시험에서 4등급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중동 국가들은 한국 관제사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이들 공항의 비행기 이착륙 편수가 코로나 이전 기준 하루 1200대 수준으로 인천공항과 비슷해 업무 강도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군 공역이나 북한 상공을 피해 좁은 공간에서 항공기를 돌리는 관제 능력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K콘텐츠 덕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 점도 플러스 점수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관제사들은 숙련된 관제사가 더 이탈할 경우 국내 항공 안전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실제 올해 1월 미국에서 발생한 아메리칸항공과 미 육군 헬기의 공중충돌 사고 당시에도 현지에서는 관제 인력이 평소보다 줄어든 상태여서 빠른 대처가 어려웠다는 점을 원인 중 하나로 꼽은 바 있습니다. FAA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관제사 수가 이전 대비 1000명 가량 줄면서 2023년 1~10월 간 충돌 직전까지 간 위험 상황이 2016년 이후 최고치인 19건 발생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현재 한국 관제사 수는 약 400명입니다. 국토부 노조 항공특별위원회 측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현재 우리나라 공항 수와 항공 교통량이라면 관제사 수가 550명은 되어야 한다고 권고한다”며 “항공관제는 작은 실수가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중책인 만큼 그에 맞는 처우 개선이 있어야 이탈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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