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관세 진통…농축산물 개방, 전략적 결단 불가피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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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한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의 농축산물 개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며 "무조건 안 된다고 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하는 일본과 달리 쌀 품귀 현상이 없고, 10년마다 세계무역기구(WTO)와 재협상도 해야 한다.
현재 TRQ의 32.4%(13만 t)를 차지하는 미국 쌀을 더 수입하려면 다른 WTO 회원국과 협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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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한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의 농축산물 개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며 “무조건 안 된다고 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패키지 협상에서 농축산물이 걸림돌로 남았다는 뜻이다. 그 대상은 쌀, 쇠고기, 사과, LMO(다시 키울 수 있는 유전자 변형 식물) 감자로 전해졌다.
쌀 추가 개방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콕 집어 “미국 쌀에 50∼513%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우기지만 사실과 다르다. 쌀은 513%의 고율 관세로 수입을 막되 매년 5% 관세로 40만8700t의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을 의무적으로 수입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하는 일본과 달리 쌀 품귀 현상이 없고, 10년마다 세계무역기구(WTO)와 재협상도 해야 한다. 현재 TRQ의 32.4%(13만 t)를 차지하는 미국 쌀을 더 수입하려면 다른 WTO 회원국과 협의가 필요하다.
LMO 감자 수입은 더 이상 막기 힘들다. 농촌진흥청이 7년 넘게 환경 위해성 심사를 끌어오다 지난 2월 적합 판정을 내렸다. LMO 감자는 녹말이 많고 갈변이 적다고 한다.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명분도 희미해졌다. 한국은 중국·일본을 제치고 3년 연속 미국산 쇠고기 수입 1위국이다. 한국만 16년째 연령 제한을 고수할 뿐 일본은 2019년, 대만도 2020년에 규제를 풀었다.
가장 거센 반대가 예상되는 것은 사과다. 사과는 국내 과일 중 가장 생산량이 많고 재배 면적 기준 23.3%로 최대다. 이를 의식해 사과 수입은 병충해 가능성을 들어 1993년부터 33년째 8단계 검역 절차 중 2단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사과 값이 폭등해도 바나나·파인애플·망고 등 대체 과일을 할당관세로 긴급 수입할 뿐 사과 수입은 금기시됐다. 하지만 미국의 통상 압박을 넘어 이제 국내 소비자 이익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또 농업을 희생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제2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투쟁, 제2 광우병 촛불로 화답하겠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한미FTA 당시 우려했던 쇠고기·의약품·영화도 오히려 경쟁력이 올라갔다. 전체 국익을 놓고 냉정하게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정부는 대미 협상과 함께 대내 협상에 주력해야 한다. 협상 타결에 따른 이익으로 피해 농가를 지원하는 등 이익과 손해를 고르게 분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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