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사이 회수해 간 답안지...학교는 감독교사 책임 없이 ‘학생 탓’

제주지역 일선 학교 지필평가 중 학생이 작성한 답안지가 제출되지 않은 사실을 감독교사가 인지하지 못했음에도 학생의 탓으로 돌리는 등 운영 전반의 문제가 불거졌다.
15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A고등학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 지필평가 운영이 부적정하고 출제오류가 반복되는 등의 문제가 적발됐다.
감사 결과, A고등학교 2022학년도 2학기 1차 지필평가 운영 중 감독교사가 학생들의 답안지 매수를 확인하고 교과 담당교사에게 인계해야 함에도, 답안지 마킹 완료 후 잠을 자고 있던 B학생의 답안지가 제출되지 않은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퇴실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험 당일 자신의 답안지가 제출됐다고 생각한 B학생은 3일이 지난 후에야 책상 속에서 시험 답안지를 발견했고, 미제출 사실을 알리면서 학교 차원의 학업성적관리위원회가 열렸다.
문제는 A고교가 B학생의 답안지 미제출을 태만에 의한 '미인정 결시'로 처리하고, 최하점의 차하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종결지었다는 점이다. B학생이 작성한 답안지는 담당교사가 폐기하고, 미인정 결시 학생에 해당하는 차하점 2.3점을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B학생으로부터 '지필평가 결시 확인서'를 받아 성적처리를 위한 증빙자료를 첨부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학업성적관리위원회 협의 과정에서 '감독교사는 평가 종료 후 답안지 매수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교사의 실수에 대해서는 중히 다뤄지지 않았다.
B학생이 '고의로 결석한 경우'가 아님에도 평가에 실제 참여한 학생을 '미인정 결시'로 처리한 후 차하점을 부여한 것은 지필평가 운영 및 관리가 부적정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해당 학교에서는 지필평가 문항의 출제 오류도 반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필평가를 운영함에 있어 정답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정답이 없는 문제가 출제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함에도 2022~2023학년도 지필평가 중 10개 문항에 대한 출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5개 문항은 정답이 없어 모두 정답 처리했고, 5개 문항은 단수 정답을 복수 정답으로 처리했다. 한 명의 교사로부터 총 4개 문항의 출제 오류가 발생한 사례까지 발견됐다.
제주도교육청은 A고교에 대해 "지필평가 진행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규정에 맞게 운영하고 논란이 있는 문제가 출제되는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며, 지필평가 관련 자료들을 규정에 맞게 처리할 수 있도록 평가 관리를 강화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특히 답안지 미제출 건의 시험감독과 교과담당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관련자에 대해 주의 처분, 학업성적관리위원회 협의 과정에서 결재 권한을 갖고 있던 관련자에게 경고 처분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