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 콘크리트 철거하라"

서산시민 반발 확산…市 “정비 계획”

[서산]충남 서산시가 내달 중앙호수공원 내 예천지구 공영주차장(초록광장) 착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잇따르며 지역사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공원 내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와 생태 훼손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공론화 없는 일방 행정은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서산시는 도심 속 유일한 생태 휴식처인 중앙호수공원을 훼손하지 말고, 설치된 시멘트 구조물을 철거해 생태적 원형을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문화시설 용지로 지정된 공영주차장 부지도 당초 계획대로 복합문화센터로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중앙호수공원은 과거 쓰레기와 오물로 뒤덮여 '똥방죽'이라 불리던 곳이었으나, 1995년부터 시작된 시민들의 생태공원화 운동과 2003년 서산시의 시민공원화 선언을 통해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멸종위기 2급)를 비롯해 백로, 청둥오리 등 다양한 철새가 찾는 도심 속 생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원 내 콘크리트 구조물, 나무 데크, 인공조명 등의 설치가 이어지며 시민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겨울철 밤새도록 켜지는 인공조명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해치고, 조명 장치로 덮인 나무는 생태적 가치를 훼손한다"며 "호수 안까지 구조물이 들어서며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예천지구 초록광장 조성사업이다. 이 부지는 원래 중앙도서관 등을 포함한 복합문화센터 건립을 위해 지정된 문화시설 용지였고, 정부로부터 91억 원의 국비 지원까지 받아 설계공모를 마쳤지

만, 2022년 이완섭 시장 취임 이후 사업이 철회됐다. 대신 서산시는 용지비 포함 총 463억 원을 투입해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고, 옥상에는 잔디광장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시민단체 '정의로운 서산행정을 촉구하는 시민모임'은 지난 11일부터 아침 서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시의 일방적 행정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공간 정책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다양한 시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밀어붙인 주차장 사업은 후세에 부끄러운 행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산시는 "호수 면적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배수시설도 색상을 정돈하고 데크로 덮어 시민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기후위기 시대 도심 속 생태공간은 단순한 공원이 아닌 도시열섬 완화, 생물 서식지, 시민 쉼터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중앙호수공원은 시민이 함께 지켜낸 생명의 공간인 만큼 신중하고 참여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초록광장 조성사업은 최근 행정안전부의 2단계 지방재정투자심사를 통과했으며, 서산시는 내년 7월 준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착공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충남 #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