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수거가 내 일?”.. ‘노비 취급’에 터진 국회 보좌진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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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 청문회가 끝났지만, 국회 한쪽에서는 전혀 다른 목소리들이 분출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실에서 일하는 보좌진들이 익명 게시판을 통해 쏟아낸 고발은 개인 일탈을 넘어, '정치 보좌'라는 이름 아래 감내해야 했던 일상적 부조리를 정면으로 드러냈습니다.
14일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강 후보자는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상처받은 보좌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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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SNS에 쏟아진 비명.. 청문회 끝났지만, 침묵 끝나지 않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 청문회가 끝났지만, 국회 한쪽에서는 전혀 다른 목소리들이 분출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실에서 일하는 보좌진들이 익명 게시판을 통해 쏟아낸 고발은 개인 일탈을 넘어, ‘정치 보좌’라는 이름 아래 감내해야 했던 일상적 부조리를 정면으로 드러냈습니다.
‘현대판 노비’, ‘소모품 취급’이라는 단어가 반복된 게시판에는, 분리수거와 변기 수리를 ‘업무’로 받아들여야 했던 이들의 분노와 체념, 그리고 뒤늦은 연대의 목소리가 뒤섞이고 있습니다.
A씨는 지난 12일, “쓰레기를 묵묵히 치우고 변기를 고치는 사람만이 ‘이상하지 않은’ 보좌진으로 여겨지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왜 우리 자신을 지키지 못했나”며, 이 사안에 침묵한 시민단체들을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 2차 가해 우려에도 “음지에 있던 이들, 더 깊은 어둠으로 밀려나”
청문회를 앞두고 또 다른 작성자는 “결정적 물증이 없으면 ‘실수’, ‘소통 부족’이라며 넘어갈 것이고, 피해자들은 더 깊이 숨어들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증거 불충분’이라는 명분 아래, 구조가 피해자를 침묵시키는 현실을 직시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일부 작성자들은 “재선 의원이자 장관 후보자를 고의로 음해해서 보좌진이 얻는 이익이 도대체 무엇이겠나”라며, 의도적 왜곡 프레임에 선을 그었습니다.
정치권 내부의 ‘침묵의 카르텔’에 대한 냉소가 잘 드러낸 대목으로 읽힙니다.

■ “21세기 현대판 노비”.. 업무 아닌 복무, 직업 아닌 복종
익명 커뮤니티에선 보좌진 업무의 경계를 다시 묻는 목소리도 잇따랐습니다.
“공무원 신분이지만 칼퇴는 사치”, “SNS 콘텐츠 관리부터 의원 가족 심부름까지 떠안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정치권에서 쉽게 교체 가능한 부품이었다. 웃으며 쓰레기를 버리고, 조용히 변기를 고치는 게 미덕이었다”는 자조는 국회 보좌 시스템의 오랜 침묵을 말없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 작성자는 “보좌진으로 유명한 책을 낸 선배조차도 ‘면직 20명쯤은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내부 연대’조차도 사실상 침묵과 방관으로 기울고 있다는 자괴감이 읽힙니다.
■ 청문회 속 사과.. 하지만 지워지지 않는 ‘현장의 감정’
14일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강 후보자는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상처받은 보좌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당일에도 “사진, 문자, 녹취가 나와도 끝내 ‘의혹’이라며 밀어붙인다”는 글이 익명 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청문회장에서의 사과와 게시판의 절규는 분명히 다른 언어였습니다.
드러난 의혹은 후보자의 자질을 넘어, 국회라는 권력 구조 속 보좌 시스템의 본질을 정면으로 겨누는 모습입니다.
■ “문제는 구조”.. 침묵 강요 당하는 ‘그림자’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후보자의 ‘갑질’ 문제를 넘어, 국회라는 권력 구조 속에 뿌리내린 일상적 부조리를 정면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후보자의 상임위 업무는 물론, 가족의 사적 심부름까지 도맡아야 하나”, “비정규직처럼 교체되는 고용 구조가 침묵을 강제하는 건 아닌가”라는 질문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여전히 침묵 중입니다.
사적 지시와 공적 직무의 경계, 내부 고발의 권리, 그리고 국회 내 노동 인권 기준이라는 핵심 쟁점들에 대해 어떤 대안도, 어떤 답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오히려 보좌진을 향한 2차 가해와 ‘의혹’이라는 단어 뒤에 숨은 무책임이 청문회장의 공기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청문회는 끝났을지 몰라도, 정작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그들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그 침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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