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멈춤법, 부가세 개편론… 두가지 '자영업 대안' 어떤가요?

김정덕 기자 2025. 7. 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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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장사 잘 돼도 못 돼도 늘 고민
빚 탕감과 소비쿠폰은 미봉책
임대료나 보증금 문제 더 심각
실질적 부담 줄이는 정책 필요
부가세 부과방식 변경도 방법
지난해 폐업 사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사진|뉴시스]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폐업 자영업자가 100만명을 넘긴 건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폐업률은 9.04%로, 사업자 100명 중 9명이 사업을 접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이 전체 취업 시장의 19.8%(2024년)를 차지하는 걸 감안하면 취업 시장에도 좋지 않은 신호다. 과연 자영업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재명 정부의 '소비쿠폰'은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누구나 한번쯤 '사장님'을 꿈꾼다. 경제적이든 사회적이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월급쟁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럴 때 사람들이 가장 쉽게 선택하는 게 바로 자영업이다. 특히 매뉴얼이 잘 갖춰진 프랜차이즈의 경우 진입 장벽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많은 이들이 선택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자영업계에 발을 디뎠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ㆍ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총 100만8282명이었다. 2023년보다 2만1000여명 늘었다. 2022년까지 3년 연속 줄어들던 폐업자는 2023년 98만6000명으로 크게 늘어난 이후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 소매업과 음식업의 비중이 각각 29.8%, 15.2%였다. 두 업종을 합치면 전체의 45.0%에 달한다. 빚을 갚지 못하는 취약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6월 25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2.24%로, 2013년 이후 최고치였다.

자영업자들이 이렇게 어려워진 원인은 뭘까. 자타공인 '전문가'라는 이들은 "팬데믹 이후 누적된 내수경기 침체, 고금리와 고물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그건 바로 상가 임대료, 권리금, 보증금 반환 등의 문제다. 경기 침체나 고금리, 고물가가 없었을 때도 자영업자들은 이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아왔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우리들상가임대차센터를 찾는 자영업자들의 고민을 들어봐도 알 수 있다. 필자는 그동안 자영업자들과 숱한 상담을 해왔다. 예전엔 대부분 건물주에 의해 쫓겨나는 걸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겠느냐는 상담이 많았다.

[사진 | 뉴시스]

"영업을 더 했으면 좋겠는데, 억울하게 쫓겨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거나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었는데, 권리금이라도 받고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이었다.

최근 들어오는 문의는 좀 다르다. "사업을 접으려고 하는데 임대인은 돈이 없다면서 보증금을 주지 않는다. 신규 임차인이 들어오면 그때 주겠다는데 바로 받을 방법이 없겠는가. 권리금은 생각지도 않는다."

예전엔 그래도 장사가 잘되니까 쫓겨나지 않게 도와달라는 거였다면, 지금은 경기가 좋지 않아 자발적으로 사업을 접으려고 해도 보증금 때문에 쉽지 않다는 얘기다. 자영업자로선 경기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고민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재명 정부는 일부 취약 자영업자의 빚을 탕감해주는 정책을 내놨다. 장기간 분할 상환이 가능하도록 금리를 낮춰주거나 상환 기간을 조정해주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분명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정책임엔 틀림없다.

관건은 이게 자영업자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점이다. 가령, 빚을 탕감받아 일단 자영업을 유지하고, 이후 경제 상황이 좋아져서 장사가 잘된다고 치자. 그래도 자영업자들은 앞서 언급한 상가 임대료나 권리금 등의 문제로 또다시 힘들어할 게 뻔하다. 자영업자 빚 탕감 정책은 미봉책일 뿐이라는 얘기다.

자영업을 유지하길 원하는 자영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실질적인 부담 완화이고, 그중 가장 큰 건 임대료다. 하지만 이 부담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팬데믹 당시 정부가 자영업자의 영업을 제한했을 때 필자는 '임대료 분담'을 주장했다.

영업 제한에 따른 손실을 자영업자가 오롯이 감당하는 건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임대인은 물론, 상가 대출이 있을 경우엔 금융기관까지 포함해 임대료를 분담하자는 거였다. 이후 많은 이들이 이 주장에 관심을 가졌고, 국회에선 '임대료 멈춤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유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결국 무산됐다.

[사진 | 뉴시스]

그렇다면 부가가치세 부과방식을 개정해보는 건 어떨까. 부가세는 판매가격의 10%를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예컨대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의 가격이 3000원이라면 실제 아메리카노 판매가격은 2727원, 부가세는 273원이다.

물론 가격과 세금을 이렇게까지 구분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대부분 아메리카노 가격이 3000원이라고 생각한다. 자영업자가 소비자에게 3000원을 받아서 273원을 부가세로 내고 있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것일 뿐이다.

이런 부가세의 맹점은 매출의 10%를 일괄 부과한다는 점이다. 수익이 많아도, 적어도 이는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세금은 수익이 있을 때 납부하는 게 상식적이다. 적자가 난 상황에서도 세금부터 내라는 건 범법자에게 과태료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더구나 현행법에 따르면 특정 품목에는 부가세를 면제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 수익이 많은 자영업자들까지 면세 혜택을 적용받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부가세도 수익에 따라 다르게 부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소비자에게 현금 결제를 강요하면서 매출을 음성화하는 편법도 일부 줄일 수 있다.

그럼 부가세 부과방식을 어떻게 손보면 좋을까. 우선 소득세율처럼 구간별 과표를 정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국세청에 신고되는 순수익을 기준으로 구간별 과표를 정해 부가세를 고지하는 거다.

이렇게 하면 세수가 줄어드는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 세금으로 자영업자들에게 뭔가를 지원해주는 현재의 방식과는 달리 세금 부과방식을 바꾸는 것이어서 반발을 줄일 수 있다.

다음으로는 인건비를 부가세 공제 항목에 포함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부가세는 매출의 10%에서 지출의 10%를 공제한 후 부과한다. 그런데 이 지출엔 인건비 항목이 포함되지 않는다. 매출에 필요한 지출의 구성요소가 임대료ㆍ재료비ㆍ인건비 등인데, 가장 큰 지출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제외한다는 건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 지금처럼 자영업자가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상황도 바꿀 수 있다. 인건비 상승분만큼 공제액도 늘어나기 때문이다.[※참고: 사실 부가세 부과방식 변경과 더불어 현재의 최저임금 결정 체계도 손볼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의 업종이나 수익성 등 체급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최저임금을 올리는 건 취약계층 노동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부가세 부과방식 개편은 국민 세금이 추가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임대료 분담처럼 이해당사자 중 누군가가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상식적인 선에서 개편의 명분도 있다. 게다가 이를 통해 자영업자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정부의 밑그림이 어떻든 부가세 부과방식 개편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론화의 장에 올렸으면 한다. 모든 개혁은 '집단지성'에서 시작하는 법이고, 자영업의 혁신도 마찬가지다.

박지호 우리들상가임대차센터장(前 맘상모 국장)
kajiho2030@naver.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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