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만4천세대 도시가스 미공급···요금 인상 '딜레마'
주민들, 비싼 LPG·기름보일러 등 부담 호소
민생차 요금 7년째 동결…시설 투자↓ '악순환'

광주에 도시가스가 도입된 지 42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외곽 지역 1만3천900여 세대는 배관조차 설치되지 않은 채 상대적으로 비싼 LPG가스에 의존하며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사각지대해소를 위해선 가스 배관 등 시설투자가 필수지만, 광주시가 지속된 경기 침체 속에 민생 부담을 이유로 요금을 동결하면서 투자가 사실상 중단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다.
14일 광주시와 해양에너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광주 지역 1만3천901세대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인구 수로 보면 2만5천694명에 달한다.
자치구별로는 ▲동구 220세대 ▲서구 2천666세대 ▲남구 1천850세대 ▲북구 1천115세대 ▲광산구 8천50세대다.
도시가스 미공급 세대 대부분이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어 가스 공급을 위한 배관설치를 위해선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직 배관조차 설치돼 있지 않다.
실제 광산구 비아동 상·하아산마을에 거주 중인 50대 김모씨도 수십 년째 LPG가스와 기름보일러를 쓰며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전화로 LPG가스를 요청해도 바로 오지 않으면 생활 속 크고 작은 불편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 크다. 최대한 아껴서 기름보일러를 사용해도 월 평균 40만~50만원이 들어간다. 김씨는 "도시가스로 사용하면 같은 사용량이어도 비용이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다"고 호소했다.
이 마을에 거주하는 다른 주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스는 한 통에 6만원이라 가격 부담에 끼니마저 거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겨울철엔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노인당에 모여 생활하는 실정이다.
김씨가 지난 2년간 광산구청과 광주시청을 오가며 도시가스 공급을 요청한 결과, 김씨가 속한 비아동 상·하산마을을 포함해 반촌마을, 매결마을, 장터마을 등 총 8곳에 대해 향후 3년간 순차적으로 도시가스 배관 설치를 진행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3년 뒤 공사 비용 증가와 내년 지방선거 후 지자체장 변화 여부 등으로 또다시 배관 설치가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불안하기만 하다.
김씨는 "'에너지복지 실현'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우리에게는 먼 이야기"라며 "안내받은 세대당 부담액은 626만원 정도인데 시간이 지나면 이 비용이 더 오를테고, 내년 지방선거 이후 이 약속이 이행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 측은 올해 자치구별 1개 마을씩 총 5개 마을에 도시가스 공급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해양에너지의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농촌지역에 시범적으로 3년간 매년 예산 6억원을 투입해 자치구에서 추천한 2개 마을에 대해 도시가스를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본 예산에서 6억원이 반영돼 최초로 도시가스 지원사업을 하게 됐다"며 "이 예산을 통해 일반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수요가시설분담금(해양에너지가 도시가스 공급 시 경제성 미달 부분에 대한 비용)의 일부분을 시가 60%, 자치구가 30%로 매칭하고 나머지 10%는 사용자가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예산은 총 5개 마을에 적용할 수 있는데, 해양에너지의 투자비용이 70억원가량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해양에너지와 협의해 투자를 이끌려내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양에너지 측은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선 7년째 동결된 요금의 정상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시가 진행한 2025년 광주 도시가스 요금 인상 최종 용역 결과에 따르면 소매공급비용 기준으로 1루베(1㎥)당 3원(3.56%) 인상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가스요금은 도매요금 91%·소매요금 9%로 이뤄져 있다. 소매요금 3원 인상 시 실제 도시가스 요금 인상분은 0.3% 수준이다.
소매공급비용은 2017년 1.76% 인상 후 7년간 동결돼 1루베당 83.88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매년 진행한 용역 결과는 인상을 나타냈지만, 광주시가 민생 부담 등을 고려해 동결해서다.
해양에너지 관계자는 "도시가스 소외지역 난방비 절감 등에 연간 304억원씩 투자하고, 지난해에는 취약계층의 도시가스요금을 소비자요금 기준으로 224억원 감면하는 등 에너지복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며 "소매요금이 지난 7년째 동결되면서 재정 손실이 한계를 넘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소매요금을 3.56% 인상하더라도 실제 요금 인상분은 0.3%수준에 그친다"며 "소외 지역 도시가스 공급 확대,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공요금 현실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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