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 박수예 "저를 뜨겁게 만드는 작곡가는"
공연, 오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요즘은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집중하고 있어요. 특히 최근에는 로베르트 슈만(1810~1856)의 작품을 연구하기 시작했죠. 그의 음악은 너무나도 건강하면서도, 가슴이 시릴 만큼 아름다워서 제게 큰 위로가 됩니다."
박수예는 지난 5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13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콩쿠르는 1965년 시작된 세계적인 권위의 바이올린 경연 대회다. 그동안 올레그 카간, 빅토리아 뮬로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등 쟁쟁한 연주자들을 배출했다.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가 이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은 2020년 양인모 이후 박수예가 두 번째다.
콩쿠르 1위에 오른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우승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는 분명히 느끼는 듯했다.
"관객들이 저와 제 음악에 더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거예요.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무대에서 연주할 기회도 많아졌고요. 개인적으로 너무 뿌듯하고 그동안의 힘든 시간을 보상받는 기분이에요."

"부르흐 협주곡은 몇십번 연주해도 좋아"
박수예는 오는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송민규 & 박수예 온 파이어(ON FIRE)'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연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 박수예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g단조 Op.26'을 협연한다. 지휘는 서울시향 부지휘자 송민규가 맡는다.
이 협주곡에 대해 "베토벤과 브람스의 협주곡과 더불어 가장 완벽한 바이올린 협주곡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오케스트라의 완벽한 화성과 바이올린 솔로의 매력을 정확히 꿰뚫은 곡으로, 그 안에 진실한 낭만이 가득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곡은 워낙 많이 연주돼 오히려 지금 시대에는 연주가 많이 이뤄지지 않기도 하지만, 저는 몇십 번을 연주해도 부르흐 협주곡을 선보일 기회가 오면 너무 좋다"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협주곡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바이올린, 마음 꺼내 보일 수 있는 통로"
박수예는 4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2009년 독일로 건너가, 현재 베를린의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열일곱 살에 세계 최연소로 파가니니 카프리스 전곡 음반을 발매했고, 스웨덴의 명문 레이블 비스(BIS)의 대표 아티스트로 지금까지 다섯 장의 국제 음반을 선보였다.
바이올린과 동고동락한 지 어느덧 20년. 그에게 바이올린이란 어떤 의미인지 묻자 "단순한 악기를 넘어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대신 표현해 주는 존재"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곁에 있었고, 제가 누구인지 잊지 않게 해주는 친구"라며 "무대 위에서는 제 마음속 깊은 곳을 가장 솔직하게 꺼내 보일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바이올린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을까. "힘들고 지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결코 그만두고 싶은 적은 없었다"며 "바이올린을 시작한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이 길은 내 길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음악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언어"
박수예는 "바이올린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의 하루는 오직 바이올린만으로 채워져 있진 않다. 하루 평균 4~5시간 정도 연습하며, 그 외 시간에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산책을 즐긴다. 그는 "베를린에서 매일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한다"라고도 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여섯 번째 앨범 '망명의 메아리'(Echoes of Exile)가 오는 8월 1일 발매될 예정"이라며 "이번 서울시향과 협연 이후, 리사이틀을 위해 9월 6일 다시 한국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리사이틀 프로그램에는 이번 앨범에 수록된 이자이(Ysaÿe)의 솔로 소나타 '말린코니아'(Malinconia)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어떤 연주자가 되고 싶을까.
"기교나 화려함도 중요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듣는 이의 마음에 진심으로 닿는 연주를 하고 싶어요. 음악은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는 언어라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히 잘 연주하는 것을 넘어, 음악 속 이야기를 진실하게 전하고,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선 "무대에 설 때마다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힘이 된다"며 "특히 한국, 제 고향에서 연주할 수 있다는 건 언제나 특별한 감동이다, 관객들과 음악으로 깊이 연결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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