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후 위기는 미래농업 '나침반'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2025. 7.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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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들은 미래를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상적인 경우라면 이 두 가지가 일치해야 하겠지만, 현재 농업은 기후 위기라는 불가역적인 흐름 속에서 두 미래 사이에 커다란 괴리를 안고 있다.

이처럼 기후 위기는 안정된 가격으로 식탁을 풍성하게 채우고자 하는 우리의 선호 미래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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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


미래학자들은 미래를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 '가능 미래'는 지금의 흐름 그대로 '올 것 같은' 미래이고, '선호 미래'는 간절히 '왔으면 하고 바라는' 미래 모습이다. 이상적인 경우라면 이 두 가지가 일치해야 하겠지만, 현재 농업은 기후 위기라는 불가역적인 흐름 속에서 두 미래 사이에 커다란 괴리를 안고 있다.

2023년의 개화기 저온 피해는 사과 생산량에 악영향을 주어 '금사과'라는 단어를 유행시켰다. 또 2024년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다. 특히 9월 기온은 평년보다 3.2℃나 높았고, 이로 인해 배추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처럼 기후 위기는 안정된 가격으로 식탁을 풍성하게 채우고자 하는 우리의 선호 미래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막연하기만 한,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다. 저온과 가뭄, 폭염, 폭우, 대설 등 이상기상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고 농업 현장은 그 충격을 정면으로 맞고 있다. 특히 원예작물은 생육 단계별로 기후 영향을 크게 받기에, 안정적인 생산 기반 마련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언제나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준다. 기후 조건의 변화는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에 재배가 어려웠던 지역에서 새로운 작물의 재배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

이러한 전환의 시대에 발맞추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선견지명의 지혜로 강원도 철원에 북부원예시험장을 신설했다. 이곳은 혹독한 추위로 인해 과거 원예작물 재배의 한계지로 여겨졌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제 '미래 원예작물의 생산 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북부원예시험장은 극한 기상조건에서의 적응성을 검토하고, 한랭환경에 최적화된 품종과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 채소, 과수, 화훼를 아우르는 다양한 원예작물 품목을 대상으로 적응성 평가와 재배에 알맞은 품종 선발, 북방형 생산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북부 지역의 특징적인 기상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수량성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품종과 재배 기술을 발굴하여 농가에 전략적으로 보급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한 지역 농업의 발전을 넘어, 국가 차원의 농산물 수급 안정과 나아가 농업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북부원예시험장은 척박한 땅에 뿌리 내린 작고 여린 새싹과도 같다. 그러나 '가능 미래'와 '선호 미래'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농업의 희망을 심고자 하는 이들의 땀과 노력이 더해진다면, 이곳은 머지않아 북부 지역 원예산업의 중심이자 우리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는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할 것이다.

갈수록 심화하는 기후 위기 속에서 북부원예시험장이 북부 지역의 원예 산업 육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국가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미래 농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자, 북부 지역 농업인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북부원예시험장의 여정에 많은 관심과 따뜻한 응원을 바란다.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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