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지시하고 점검'···대기업도 찾아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일하는 법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5/moneytoday/20250715053808552opvi.jpg)
#대기업 부장 A씨는 요즘 틈만 나면 SNS(소셜미디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현장 방문 영상이나 각종 회의 영상을 찾아 본다. 대기업 간부로서 부하 직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A씨는 이 대통령을 통해 어떻게 부서를 운영할지, 어떻게 부하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할지 등의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다.
취임 후 40일을 넘긴 이 대통령의 일하는 방식이 관가는 물론 재계에서도 화제다. 타운홀미팅이나 국무회의 내용 등이 공개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긴장하는 것은 물론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그 내용이 회자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4일 예비 국가공무원들 앞에 '일일 강사'로 나서 자신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 일했던 경험들을 아낌없이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제70기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한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 주제 특강에서 "공무원들은 재량이 너무 많다. 그런데 이 재량의 범위 내에서 선의를 갖고 하는 일이면 그게 실패할수도, 성공할수도 있는데 어느날 부터 실패하면 '너 왜 그렇게 결정했어'라고 책임을 묻는 이상한 풍토가 생겼다"며 "이러다보니 공직자들이 의무 외에 책임질 일은 절대로 안하기로 마음먹기 시작했다. 이게 지금 현재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이어 "(이 문제가) 일선 공무원 때문은 아니다. 정치 때문"이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저도 총력을 다해 일선 공무원들이 스스로 합리적으로 판단해 선의를 갖고 하는 일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책임을 묻지 않는 그런 제도, 그런 공직 풍토를 꼭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각종 현장 방문, 타운홀미팅에 적극 나서고 국무회의 등에서 각 부처에 다양한 주문들을 내놓은 뒤 이를 적극 공개하는 것도 이 대통령의 이런 의지와 무관치 않다.
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기본적으로 공무원들이 우수하기 때문에 그들을 잘 활용하면 나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믿음이 있다"며 "문제는 잘못된 리더를 만나 눈치나 보고 일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공무원들이 나라를 위해 일을 좀 제대로 해보게 할 수 있을까, 신나게 일하게 할 수 있을까가 이 대통령이 고민하는 지점"이라고 했다.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에 앞서 참석자들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5/moneytoday/20250715053809880vrzc.jpg)
그 동안 호남과 충청에서 진행된 두 차례의 타운홀미팅,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수 차례의 국무회의와 수석·보좌관회의를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일하는 방식은 △질문과 자유로운 토론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지시 △사후 점검으로 요약된다. 이 대통령이 앞장서 공직사회에 본보기가 되고 있단 평가다.
이 대통령의 일하는 방식이 가장 잘 드러나는 건 타운홀미팅이다.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첫 타운홀미팅에서 이 대통령은 오랜 기간 답보 상태에 있던 광주에서 무안으로의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다루면서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 시장에게 "(공항 이전시 광주시가 지원한다는) 1조원의 산출 근거가 무엇인지" "결국 사업성이 핵심 아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현장에 참여한 광주 주민들에게는 실제로 소음 피해가 있는지를 꼼꼼히 물었는데 한 주민이 "(소음이) 거의 안들린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들리긴 들린다는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검증해 보면 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의견을 모두 청취한 뒤 "많이 정리가 됐다. 대체적인 것은 확인했고 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전남, 광주, 무안, 국방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6자가 참여하는 TF(태스크포스)를 대통령실에 만들라. 논의해서 가장 빠른 집행력을 갖도록 하자"고 주문했다.
지난 4일 충청 타운홀미팅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금융권 장기연체자를 대상으로 한 빚 탕감 대책에 대한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한 소상공인이 "대통령님의 선한 의도는 이해가 됐다"면서도 "이미 채무조정, 개인회생, 파산제도가 있는데 빚 탕감 제도와 차별성이 잘 와닿지 않는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보다 성실 상환자를 위한 핀셋정책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곧바로 "옳은 말씀"이라며 "이번 추경(추가경정예산)에도 대책이 들어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장에 있던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일으켜 세운 뒤 "소상공인 부채 문제는 열심히 노력해도 현장에서 잘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처절한 상황이라 그렇다"며 "상황이 비슷한 소상공인을 모아 집단토론을 해달라. 그 사람들 입장에서 (정책을) 발굴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잘한 부분에 대한 깨알 칭찬도 놓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권 사무처장을 "이 분이 부동산 대출 제한 조치 만든 그 분이다. 잘 하셨다"고 해 박수를 유도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들도 비슷한 종류의 현장 토론회를 했지만 이 대통령은 직접 꼼꼼히 묻고 그 자리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또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사후 점검, 확인도 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호남 타운홀미팅에서 지역주택조합원들로부터 "지역주택조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걸 해결해 줄 건지" 질문을 받았는데 이에 "이미 지시해서 실태를 조사하고 어떤 대책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또 타운홀미팅 바로 다음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이 전수조사에 착수했음을 알렸다.
여러차례 질문하고 꼼꼼히 지시하는 것은 국무회의에서도 확인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취임 후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약 3시간 30분 동안 각 부처 보고를 받음과 동시에 매 부처 보고마다 질문을 이어갔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는 "우리나라 R&D 연구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사업화가 잘 안되는 원인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국가 R&D의 기본은 필요한 연구를 하는 것이지, 성공하기 위해 연구를 하는 것은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는 "농수산 물가와 관련해서 유통구조의 문제가 유난히 심각해지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관리 감독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쌀 과잉 생산시 정부가 매년 돈을 주고 매입하는 건 무리가 될텐데 타협책으로 재배 면적을 좀 주이고 그에 해당하는 대체 작물 지원 예산을 확보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봤는지"를 물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현장의 중요성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날(14일) 예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이 대통령은 자신이 성남시장 시절 기획했던 '분당~수서 도시고속화도로' 사업을 떠올리며 "당시 전문가들은 (도로 지하화를 위해) 단지 땅을 파면 돈이 얼마나 들고, 교통을 어떻게 분산시키고 등을 논의하다 결국 안된다고 했다"며 "그런데 주민들 중 누군가 안을 냈고 조사해보니 가능했다. 그래서 국민들의 의견을 현장에서 많이 들으면 하늘이 무너지는 속에서 솟아날 구멍이 생길 수 있더라, 그 이야기를 자랑삼아 해 본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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