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복귀한 의대생 “협박하던 선배들과 수업 들을 텐데…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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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 등)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고 먼저 복귀했는데, 돌아오는 학생들도 똑같이 진급한다면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수도권 ㄴ의대 본과 2학년 학생은 "복귀하는 선배들과 실습 수업을 함께 할 텐데, 같이 수업받기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미 복귀한 학생과 복귀 예정인 학생들 간의 갈등만큼이나 의대생을 바라보는 이들의 싸늘한 시선도 의대생 복귀 때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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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전원 복귀’ 결정에 불안·불만 토로

“(따돌림 등)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고 먼저 복귀했는데, 돌아오는 학생들도 똑같이 진급한다면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14일 한겨레와 통화한 비수도권 지역 ㄱ의대 본과 2학년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12일 의대생 단체들이 전원 복귀 뜻을 밝힌 데 대한 심경 토로다. 올봄에 학교로 돌아온 그는, 선배들의 전면 복귀 선언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의-정 갈등이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지만 그 과정이 순조로울 가능성은 낮다. 무엇보다 기존 복귀생과 미복귀생 간의 불신과 불화의 골이 깊다.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도 기존 복귀 학생 학습권 존중과 공동체 질서 침해 금지를 위한 서약을 복귀 예정 학생들한테서 받겠다고 할 만큼 교수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복귀생들의 불안은 의대생 복귀 선언 이후로 커지고 있다. 수도권 ㄴ의대 본과 2학년 학생은 “복귀하는 선배들과 실습 수업을 함께 할 텐데, 같이 수업받기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 학교는 제적 예정 학생들이 기존 복귀생뿐 아니라 유급 대상 학생까지 괴롭혀 문제가 인 바 있다. 이 학생은 교육부가 정한 ‘복귀 데드라인’이었던 지난 5월 복귀했으나, 선배들의 협박에 현재는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선배들이 불러내 핸드폰을 압수하고 (수업 거부를) 종용한다거나, 스크럼을 짜 시험을 보지 못하게 협박했어요. 따돌림이나 괴롭힘이 이어질까 공포심마저 듭니다.”
형평성 논란도 인다. 미복귀생이 돌아와 기존 복귀생들보다 더 큰 혜택을 받거나 불이익 없이 넘어갈 수 있어서다. 먼저 복귀한 학생들 사이에선 “같은 조건으로 진급시키면 공정하지 않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의대협회 등이 내놓은 ‘기복귀생 보호 서약서’를 신뢰하지 않는 눈치다. 이미 복귀한 한 의대생은 “목소리 큰 소수와 그에 동조하는 다수에 의해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괴롭힘이 심해질 것”이라며 “우리도 학교에 복귀생에 대한 차별이나 괴롭힘에 준하는 행동이 있을 경우 이의 없이 교내 징계를 받거나 금전적 보상을 하도록 하는 각서를 건의했지만,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복귀한 학생과 복귀 예정인 학생들 간의 갈등만큼이나 의대생을 바라보는 이들의 싸늘한 시선도 의대생 복귀 때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의대생과 마주하는 환자단체들은 “의료인의 기본 윤리인 공공적 책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날 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의대생은 “늘 오답노트를 쓰며 실수를 복기하던 우리인데, 이번 일에 대해선 왜 오답노트를 쓰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이번을 계기로 의학계의 위계적 분위기 등 구태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정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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