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와 손가락을 잃고도 다시 골프 클럽을 쥔 남자

카메룬 출신 골퍼 이사 은라렙(34)은 다리를 잃은 뒤에도 꿈을 잃지 않았다. 고된 인생의 굴곡 속에서도 그는 단 한 번도 골프를 향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CNN은 15일 “그의 스윙을 보면 두 다리가 의족이고, 손가락 대부분이 없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어렵다. 하지만 그의 골프 여정은 보통의 프로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며 그를 소개했다.
은라렙은 11세에 어머니를 잃었다. 이후 계모와 함께 살았지만 곧 집을 떠나 야운데 골프클럽 인근 거리에서 생활하며 거리의 아이가 됐다. 그는 밤마다 경찰서에서 잠을 자야 했고, 어느 날은 도망쳐 골프장으로 숨어들었다. 은라렙은 “아침에 일어나니 발밑에 골프공이 있었다”며 “공을 주워 씻은 뒤 골퍼들에게 건넸더니 1달러를 줬다. 그게 골프와의 첫 만남이었다”고 회고했다. 은라렙은 골프장 주변에서 공을 줍고, 플레이어들의 스윙을 관찰하며 독학으로 기술을 익혀갔다. 은라렙은 이모의 도움으로 캐디 자격을 취득했고, 2009년에는 클럽 한 세트도 없이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2015년에야 처음으로 정식 레슨을 받았다.

은라렙은 아프리카 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했고 유럽 3부 투어(알프스 투어)에 도전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2018년 이집트 대회 중 세균성 뇌수막염에 감염되며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5일간 혼수상태에 빠진 은라렙은 패혈증으로 두 다리를 무릎 아래까지, 손가락 대부분을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의사가 절단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나는 ‘차라리 날 죽여달라’고 말했다”며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카메룬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그는 벨기에에 있는 계모의 도움으로 브뤼셀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3개월 후 그는 의족을 달고 재활을 시작했다.
은라렙은 한동안 골프를 잊고 가족을 부양하며 살았다. 그러나 친구들과 딸의 응원이 그를 다시 골프장으로 이끌었다. 딸은 “아빠, 골프 다시 해야 해요”라며 손과 클럽을 고정할 수 있는 스트랩을 제안했다. 은라렙은 즉시 딸과 함께 밤 골프장으로 달려갔고, 다시 첫 스윙을 날렸다. 은라렙은 “한 손으로 50m밖에 못 날렸지만, 그게 시작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후 카메룬에서 코치 자격을 따고 지도자로 활동하다 2019년 선수로 복귀했다. 2021년에는 자신이 병에 걸렸던 바로 그 대회(알프스 투어)에서 컷 통과에 성공하며 ‘기적의 복귀’를 이뤘다.

은라렙은 세계 장애인 골프 랭킹 8위에 올라 있으며, 2023·2024년 연속으로 US 어댑티브 오픈 다중절단 부문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대회에는 상금이 없다. 대회 참가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항공료, 호텔, 차량, 참가비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1만 달러 정도를 후원받은 게 다행이었다. 그는 2021년부터 의족 회사를 만난 덕분에 무료로 보조기를 지원받고 있지만, 보조기 하나만 해도 2년마다 5만 달러 가까운 비용이 든다.
현재 그는 프랑스에 거주하며, 더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나는 좋은 수준의 골프를 하고 있지만 스폰서가 없으면 대회 출전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골프를 위해 살고 있고 골프 없이는 살 수 없다”며 “골프는 내 인생”이라고 덧붙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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