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5극 3특’ 시대, 대구경북의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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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 기회의 신 '카이로스'는 앞머리만 무성할 뿐 뒷머리는 대머리다.
그 중 '5극 3특'은 수도권 외 4개 거점(대경권,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과 3개 특별자치권역(강원, 전북, 제주)을 중심으로, 지역이 스스로 성장하고 경쟁하는 '다극 체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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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 기회의 신 '카이로스'는 앞머리만 무성할 뿐 뒷머리는 대머리다. 눈앞을 스칠 때 붙잡지 못하면 다시는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마주한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또 한 번의 카이로스를 마주하고 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 청년의 6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사는 '수도권 공화국'. 이 기형적인 구조 속에서 지방은 청년 유출, 산업 침체, 고령화라는 삼중고에서 지역 경재력의 소멸이라는 시계만 바라보고 있다. 이 위기 속에서, 이재명 정부는 '5극 3특',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새로운 균형발전 전략을 꺼내 들었다. 그 중 '5극 3특'은 수도권 외 4개 거점(대경권,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과 3개 특별자치권역(강원, 전북, 제주)을 중심으로, 지역이 스스로 성장하고 경쟁하는 '다극 체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대구경북도 '대경권'으로 포함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어떤 수혜가 있겠지라는 떨어질 '감'만 기다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지역에서 이 기회를 실질적인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뼈를 깎는 비전과 실행, 전략이 없다면, '5극 3특'은 또 하나의 구호로 남을 것이다. 대구경북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지역 소멸'이 아닌 '지역 특화'의 길을 가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의 본질은 단순히 대학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 거점 대학을 그 지역의 전략 산업과 연계시키는 것이다. 경북대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의 대학들이 바이오, AI, 로봇, 2차전지 등 미래 산업의 연구개발 허브가 되어야 한다. 대학이 키워낸 인재가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그 기업이 다시 대학과 협력해 혁신을 낳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는다.
둘째, 흩어진 힘을 하나로 모으는 '초광역 협력'이 필수다. 대구의 의료·서비스, 구미의 전자, 포항의 철강·바이오, 경산의 대학 등 각 도시가 가진 강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도시 간 칸막이를 허물고, 산학연 협력의 경계를 넓혀야 시너지가 폭발한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유치하는 경쟁에서도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파급력을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다. 정부가 '뭘 해주면 되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하도록, 비전과 계획을 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상 지방에 미래가 없다. 지역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성과에 책임을 지는 과감한 전략과 비전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5극 3특'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것이다.
AI, 로봇 등 기술의 발달과 새로운 국제 무역 질서의 등장은 새로운 시대와 질서를 알리고 있다. 그 사이에 '5극 3특',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으로 대구경북이 조금이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지역균형발전 전략은 중앙정부가 던진 화두일 뿐, 그 내용을 채우는 것은 온전히 지역의 몫이다.
대구경북은 이 거대한 전환의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변화를 주도하는 '플레이어'가 될 준비가 되어야 한다. 기회의 신 카이로스는 이미 우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지금 기회의 머리채를 붙들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현실을 봐야 한다.
이동엽 경북대학교 지식재산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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