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국민적 합의'라는 권력의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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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 '인디언 이주법'으로 체로키 등 미국 남동부 원주민 부족은 이후 약 20년에 걸쳐 미시시피 서부 새 거주지로 강제 이주당했다.
그 행진(의 길)은 '파기된 조약의 길(The Trail of Broken Treaties)'이다.
의회와 정부가 '원주민 기회평등법'으로 기존의 모든 조약들을 백지화하고, 다국적 기업들에 그들 땅에서 석유와 광물을 채굴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총 11개 법률을 제정하려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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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 ‘인디언 이주법’으로 체로키 등 미국 남동부 원주민 부족은 이후 약 20년에 걸쳐 미시시피 서부 새 거주지로 강제 이주당했다. 백인 기병대의 호위(감시) 속에 추위와 굶주림, 질병으로 숨져간 친지들을 묻으며 걸었던 그 길이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이다.
고향을 떠나는 조건으로 백인 정부는 부족들의 종교와 사냥 등 문화 자율성과 교육·복지를 보장하는 여러 조약을 체결했다. 그 조약들은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후손들은 1972년 ‘조약 준수- 20개 요구’ 조건을 걸고 서부 해안에서 워싱턴 D.C까지, 당국의 방해를 뚫고 분노의 행진에 나섰다. 워싱턴 인디언사무국(BIA)을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던 참가자들은, 가시적 성과는 얻지 못했지만 원주민 권리와 자치권 운동의 당위를 환기했다. 그 행진(의 길)은 ‘파기된 조약의 길(The Trail of Broken Treaties)’이다.
6년 뒤인 1978년 2월, 원주민들은 다시 먼 길을 나섰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워싱턴D.C에 이르는 2,800마일(약 4,506㎞)의 ‘기나긴 행진(The Longest Walk)’. 의회와 정부가 ‘원주민 기회평등법’으로 기존의 모든 조약들을 백지화하고, 다국적 기업들에 그들 땅에서 석유와 광물을 채굴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총 11개 법률을 제정하려던 때였다.
72년 행진 때와 달리 지미 카터 행정부와 상당수 주정부는 그들을 막지 않았다. 오히려 국립공원관리청은 중도의 그린벨트 지역 내 캠프 설치를 허용했고, 참가자들이 머문 8일 동안 워싱턴 기념탑 광장 등에 간이 샤워 시설과 화장실을 지원했다. 일부 주방위군은 이동 병원을 열어 참가자들의 건강을 보살폈다.
대의정치하의 '국민적 합의'라는 건 변검에 능한 국가(권력)의 가면 중 하나일 뿐이다. 의회는 원주민이 반대한 11개 법을 모두 폐기했고, 인디언 종교자유법과 아동복지법을 제정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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