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은 대피 판단이 키운 ‘캠프 미스틱’ 비극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5. 7. 15.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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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기상청 경고 받고 한 시간 뒤에야 대피”
지난 4일 폭우로 사망한 '캠프 미스틱' 운영자 리처드 이스트랜드./EPA 연합뉴스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던 지난 4일 텍사스주(州)에서 발생한 홍수 사태에서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은 캠프 관계자의 대피 결정이 늦어지면서 피해가 더 커졌던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연방 정부로부터 홍수 경보를 받았지만 예상보다 더 빠르게, 많은 양의 물살이 차오르면서 대피 시기를 놓쳤고 결국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캠프 미스틱 운영자인 리처드 이스트랜드는 이날 오전 1시 14분 미국 국립기상청으로부터 휴대전화로 “생명을 위협하는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까지는 ‘홍수 관찰 경보’만 내려졌는데 훨씬 위급한 상황을 예고한 것이다. 다만 연방 기관인 국립기상청은 대피 명령을 발령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캠프 미스틱에도 이 같은 명령을 하지는 않았다. 당시 약 293만㎡ 부지에는 550명 정도의 학생 및 지도자가 머무르고 있었다.

기상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이스트랜드는 참가자들을 즉각 대피시키는 대신, 무전기로 캠프 관계자 및 일부 참가자의 가족들을 불러 모아 ‘상황 평가’를 했다고 가족 대변인은 WP에 전했다. 그러는 사이 비는 거세게 퍼부었고 실기(失期)했다는 것이다. 캠프에서 대피를 시작한 건 기상청에서 경고를 받은 지 한 시간도 넘은 오전 2시 30분쯤이었다. 이 지역은 종종 홍수가 나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상황이 심각해진 적이 없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피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홍수로 '캠프 미스틱'에서는 최소 2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AP 연합뉴스

뒤늦게 대피를 하려고 했지만 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특히 수로가 교차하는 곳에서 물이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과달루페강에서 물이 역류하는 등 거친 물살이 아이들이 머무르던 곳으로 몰아쳤다. 물이 빠진 뒤 미 지질조사국 조사팀이 측정한 바에 따르면 수위는 최고 11.4m까지 상승했다. 이스트랜드는 구조를 위해 캠프 참가자 중 가장 나이 어린 아이들이 있던 ‘버블 인’ 쪽으로 물살을 헤치며 갔지만 무전기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만 남긴 채 연락이 끊겼다. 이스트랜드은 사망한 채 발견됐고, 버블 인에 있었던 아이들 중 아직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가까스로 두 딸이 구조된 세레나 올드리치는 WP에 “기상청의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고 캠프를 대피시켜야 했다”면서 “경고를 무시한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까지 이번 사고로 최소 132명이 사망하고 170여 명이 실종됐다. 사망자 중 27명은 캠프 미스틱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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