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들 친구 위한 자리 된 ‘법제처장’

조선일보 2025. 7. 15. 00: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이재명 대통령이 법제처장에 조원철 변호사를 임명했다. 조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면서, 대장동과 위증교사 사건 변호인을 맡았다. 법제처는 법률에 대한 유권해석을 하는 기구로, 법령 심사 등 정부의 입법 활동을 조정한다. 이해 충돌을 조정하는 유권해석 권한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도 요구된다.

민주당은 지난 정부 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학과 사법연수원 동기였던 이완규 변호사를 법제처장으로 임명하자 “윤석열의 법률적 호위무사”라고 비판했었다. 이완규 변호사도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때 제기했던 징계 취소 소송의 법률 대리를 맡았기 때문에, 그를 법제처장으로 임명하자 이해 충돌 논란이 제기됐었다. 그랬던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정권을 잡자 윤 전 대통령과 똑같이 사법시험 동기에다 자신을 변호한 사람을 법제처장에 임명했다. 민주당은 내로남불이 체질화돼 이제는 아무런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사건 관련 변호인들을 국회와 행정부, 대통령실의 요직에 계속 기용해왔다. 작년 총선 때 이 대통령 사건 변호인 4명이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실의 민정·공직기강 비서관과 행정관에 임명했고, 대북 송금 사건 변호인은 국정원 기조실장에 기용됐다. 국회, 행정부, 그리고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를 포함하면 이 대통령 사건 변호인 12명이 국정 곳곳에 포진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사건이 워낙 많기 때문에 변호인단에 포함된 분도 워낙 많다. 법률 자문을 했다는 이유로 공직에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받아왔던 5개의 재판은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사실상 중단됐지만, 퇴임 이후에는 재판 재개가 원칙이다. 그래서 입법부와 행정부, 대통령실 곳곳에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들을 배치한 것은 결국 대통령 방탄용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하다. 벌써 추가로 공직에 임명될 대통령 변호인들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정부 때는 대통령과 가까운 검찰 출신의 과도한 공직 진출이 비판받았다면 이제는 대통령 변호사들이 다양한 분야에 과도하게 기용되고 있다. 시중에 ‘윤석열 사단’이 폐업하니 ‘이재명 로펌’이 개업했다는 말이 나도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