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 의혹 번진 유치원생 집단 납중독…19년 전 ‘그 곳’이었다 [차이나픽]

나은정 2025. 7. 1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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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북부 간쑤성 톈수이시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납중독 사건과 관련해 당국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간쑤성 톈수이시의 허스페이신 유치원에서 원생 약 200여 명이 납중독 진단을 사건과 관련, 시 당국이 급식 조리 과정에서 식용이 불가능한 미술용 물감을 사용한 것이 원인이라며 유치원 원장 등 관계자 8명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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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납중독 사건으로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유치원생. [중국 매체 지무뉴스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중국 서북부 간쑤성 톈수이시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납중독 사건과 관련해 당국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간쑤성 톈수이시의 허스페이신 유치원에서 원생 약 200여 명이 납중독 진단을 사건과 관련, 시 당국이 급식 조리 과정에서 식용이 불가능한 미술용 물감을 사용한 것이 원인이라며 유치원 원장 등 관계자 8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피해 아동 부모들과 시민들은 시에서 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하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톈수이시의 병원에서 받은 검사에서는 혈중 납 농도가 기준치보다 낮게 나왔지만, 인근 산시성 시안에 있는 병원에서 실시한 검사에서는 기준치를 수십 배 초과하는 수치가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딸을 이 유치원에 보낸 어머니 류치팡씨는 남부 광둥성 매체 ‘난펑촹’과의 인터뷰에서 “딸의 혈중 납 농도가 톈수이 병원에서는 1리터(ℓ)당 5.4마이크로그램(㎍)으로 나왔지만, 시안에서는 무려 232㎍/ℓ가 측정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안중앙병원에서 검사받은 다수의 원생이 혈중 납 농도가 200~500㎍/ℓ에 달했으며, 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납중독 기준치(50㎍/ℓ)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납 중독은 뇌와 중추신경계에 비가역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어린이의 경우 인지력·주의력 저하, 성장지연 등을 겪을 수 있다.

집단 납중독 사건이 발생한 중국 유치원의 급식 조리 장면. [중국 매체 펑파이신문 동영상 캡처]

피해 아동 중 다수는 현재 시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 부모는 더 정밀한 진단을 위해 자녀를 베이징이나 상하이로 옮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톈수이시 당국이 가족들에게 사건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학부모는 지난 9일 중국 사회문제 등을 고발하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톈수이시에서 담당자를 여러 차례 시안에 보내 피해 아동 가족들에게 입을 다물라고 위협했으며, 톈수이로 돌아와서 치료받아야 의료비를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폭로했다.

또 일부 누리꾼은 왜 유치원에서 저렴한 식용색소 대신 더 비싸고 냄새가 심한 미술용 물감을 사용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 사건이 단순 조리과정의 실수가 아니라 지역 공장의 오염물질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톈수이시 우자허촌에서는 19년 전인 2006년에도 화학공장 2곳으로 인해 주민 200명 이상이 납에 중독된 바 있는데, 당시에도 정부가 지정한 병원 검사에서는 대부분 정상 수치가 나와 은폐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간쑤성 당국은 지난 12일 이 사건을 성급으로 상향 조정하고 성 정부 차원에서 팀을 꾸려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조사팀에는 성 기율검사위원회, 교육청, 생태환경청, 위생건강위원회 등이 참여하며,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생태환경부와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전문가가 파견된다. 국무원 식품안전위원회판공실에서도 태스크포스를 현장에 파견해 조사를 감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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