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많이 컸네” 통영서 외국인 선원 가족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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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통영 금호마리나리조트 스포츠센터 2층 미륵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행사장에 들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수프리얀토(28)씨는 아내와 딸을 발견하고는 이내 눈물을 터트렸다.
이날 남해상산업노동조합과 전국해상선원노련, 근해통발수협, 선원관리업체 ㈜삼우선박·㈜한챔이 함께 준비한 '인도네시아 외국인 선원 가족 초청 상봉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4명의 인도네시아 선원이 9명의 가족들과 깜짝 상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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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출신 근해통발어선 선원 4명
한국서 수년만의 재회 ‘눈물바다’
3박4일간 통영 머물며 추억 남겨
14일 통영 금호마리나리조트 스포츠센터 2층 미륵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행사장에 들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수프리얀토(28)씨는 아내와 딸을 발견하고는 이내 눈물을 터트렸다. 남편의 손을 꼭 잡은 아내 유나니씨는 손등에 살며시 입을 맞추고는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며 “곁에 있는 동안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그간 못했던 이야기 다 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5살 딸은 아빠의 품에 안겨 떨어질 줄 몰랐다.

이날 남해상산업노동조합과 전국해상선원노련, 근해통발수협, 선원관리업체 ㈜삼우선박·㈜한챔이 함께 준비한 ‘인도네시아 외국인 선원 가족 초청 상봉 행사’가 열렸다.
자카르타와 가까운 섬 출신인 수프리얀토씨는 2022년 10월 선원취업(E10) 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한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 가족과 만났다. 딸을 안고 있던 그는 “고향을 떠날 때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컸다”며 “오늘은 제 간절한 기도에 신이 응답해 준 날”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 자리에서는 4명의 인도네시아 선원이 9명의 가족들과 깜짝 상봉했다. 이들은 현재 금어기를 맞은 꽃게잡이 근해통발어선에서 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선원들이다. 모두 자녀가 있는 기혼자로 3년 이상 성실히 일하며 1년 이상 가족을 만나지 못한 선원들을 선정해 그리운 가족과의 깜짝 만남을 주선했다.
가족과의 만남은 선원들이 모르게 비밀리에 진행됐다.
수프리얀토씨도 이날 아침 “깨끗이 씻고 같이 갈 데가 있다”며 손을 잡아 끈 선주 김점률씨를 따라나섰다가 가족과 만났다.
인도네시아에 있던 가족들은 지난 11일 인도네시아로 날아간 경남해상산업노조와 근해통발수협 직원들이 인솔해 왔다.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가족들은 이날 오전 김해공항을 거쳐 행사장에 닿았다.
선원과 가족들은 오는 17일까지 3박 4일간 통영에 머무를 예정이다.
한려수도 남해안을 한눈에 조망하는 통영 케이블카와 루지를 타고, 펜션에서 물놀이와 바비큐파티를 즐긴다. 또 충무김밥·꿀빵·복국·생선회·생선구이 등 통영 음식을 맛보고 해저터널·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중앙시장도 둘러보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계획이다.
입출국을 포함한 모든 채류 비용은 경남해상노조와 전국해상선원노조연맹이 부담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선주와 동료 등 100여명이 함께했다. 현재 공석인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를 대신해 미스터 울리프타프타자니 일등서기관도 참석해 동포들을 격려했다.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는 한국을 찾은 가족에게 밥솥을 선물했다. 선원 관리업체는 3년간 선원 자녀 현지 학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남해상노조 정정현 위원장은 “이역만리에서 거친 파도를 이겨내며 묵묵히 일하는 이들에게 오늘이 큰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선원 가족을 초청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통영에는 1000명이 넘는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일하고 있다.
글·사진=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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