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있다, 전국에 잇다] 망개떡 본고장 의령
70년 전 남산떡방앗간서 시작, 현재 10여곳서 생산
'의령에 와야만 맛볼 수 있는 떡', 이제는 수출까지
지리적 표시 등록 '의령만의 전통식품' 공식 인정
망개떡은 의령 지역의 상징, 그 자체와 다름 없다. 외지인이 의령에서 먹어봐야 할 먹거리 중 하나로 꼭 망개떡을 꼽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의령의 대표 먹거리로 널리 알려져 왔다.
의령의 청정자연에서 자란 망개잎에 유기농 팥과 자굴산 등 골짜기에서 생산된 멥쌀로 만든 쫄깃쫄깃한 맛의 '의령망개떡'은 전국 유일, 의령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귀하신 몸이다.
호두과자로 유명한 천안시, 성심당을 앞세워 빵의 도시로 거듭나는 대전시 등 지자체마다 먹을거리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 축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먹거리의 고장으로 자부하는 의령군도 망개떡의 명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령의 특색과 문화 담고 있는 망개떡
망개떡은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슬로우 푸드(Slow-Food)'다. 멥쌀을 시루에 쪄 찰지게 반죽해 방망이로 네모나게 민 하얀 피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오랜 시간 정성을 다해 달인 붉은 팥소를 넣어 네귀를 말아 다시 푸른 망개잎으로 감싸 포장한 것이 망개떡이다.
의령에서 망개떡 생산이 본격화된 것은 7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남산떡방앗간 1곳에서 망개떡을 만들었다.
자굴산 골짜기에서 생산한 쌀을 주재료로 달콤한 팥소를 넣어 싱싱한 망개잎을 감싸 손수 만든 특유의 쫄깃쫄깃한 맛이 당시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한 집, 두 집 점차 업체가 늘어나 지금은 의령에서 10여 곳의 망개떡집이 성업 중이다.
수십 년씩 대를 이어 전통의 맛을 이어가고 있는 떡집과 새로운 재료를 첨가해 현대적인 맛을 내는 떡집들이 함께 어울려 그들만의 망개떡 비법을 자랑한다. 특히 여름철엔 신선하고 상큼한 망개향이 식욕을 돋우고 겨울에는 쫄깃한 피와 달콤한 팥의 맛이 진해져 계절에 따라 자연을 닮은 재료들이 제맛을 더한다.
망개떡은 의령 여행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아 주말이면 망개떡집 앞은 구매자들로 대기 줄이 길게 이어지는 풍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망개떡의 역사는 가야 시대 이바지 음식으로 시작했다. 잎에 싸인 꽃 같은 모양으로 가야의 신부들이 백제로 시집갈 때 정성스레 싸갔던 이바지 음식이 백제를 통해 일본으로 전해졌다.
이후 조선시대 의병의 음식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지사들의 음식이 되기도 했다. 의령 망개떡은 우리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온 전통음식인 것이다.

◇지리적표시 등록…수출까지
망개떡은 지난 2011년 3월 ㈔의령망개떡협의회가 추진하고 '농수산물품질관리법' 규정에 따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명의의 '지리적표시 등록증'을 받아 전통 식품, 의령망개떡 출원이 법적 보호를 받게 됐다.
이듬해인 2012년 3월에는 특허청장 명의의 '상표법'에 의한 의령망개떡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등록증을 교부받아 명실공히 망개떡은 다른 지역 생산이 불가능해져 의령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 식품으로 인정받았다.
이는 전국 어느 지역에서도 망개떡의 상표 도용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의령군은 여기에 더해 지역 내 망개떡 생산업체의 소득 증가 및 생산 기반 확충을 위한 행정 지원과 시설현대화 등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의령망개떡 명품화 사업 일환으로 당시 업체 6개소에 장비, 포장 상자, 팥 농가 육성지원 등 망개떡 생산 기반을 보다 확충했다.
최근 망개떡은 냉동 기술의 발달로 택배 판매도 가능해졌다. 망개떡은 방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전통 식품의 수작업을 고수하고 있어 상온에 몇 시간씩 놔두면 딱딱해지는 특성이 큰 단점 중 하나였다.
이 때문에 망개떡집의 하루는 언제나 꼭두새벽에 시작된다. 망개떡 유통기한이 단 하루이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 둘 수 없는 까닭이다.
여러 명의 직원들이 청결한 위생복을 차려입고 손수 그날그날 만든 망개떡을 즉석에서 포장 상자(6, 12, 20, 27, 40개)에 넣어 당일 모두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이같은 판매망 확충의 애로사항을 타개하기 위한 냉동기술이 개발돼 전국적인 택배판매와 함께 해외 수출까지 이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2년 부터 시도한 굳지 않는 떡 기술 이전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해에는 미국 LA 현지에 의령 망개떡이 첫 수출길에 오르기도 했다.
현지 교민들을 위해 지난 5월 미국 LA 홈쇼핑 상설매장(의령군 농축산물판매장)을 개장해 옛 고향 추억을 떠올리며 망개떡을 구매하는 현지 교민들로 붐볐다. 당시 LA 한인 농축산물 엑스포 현지를 방문한 오태완 군수는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인들을 대상으로 망개떡을 소개하며 홍보전을 벌였다.
의령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올해부터 망개떡 미국 수출 물량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LA 현지에 망개떡 상설 판매장 개장을 통해 수출 확대 기반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의령에 가면 '소·망·국', 맛봐야
소·망·국은 의령을 대표하는 음식들로, 소는 소바·메밀국수, 망은 망개떡, 국은 소고기국밥을 뜻한다.
최근 의령의 유동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소·망·국의 명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의령읍에 있는 경남교육청 미래교육원의 방문 학생이 하루 800여 명 전후에다 동반한 학부모 등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방문객들 때문에 식당 별 단체 식사가 성업 중이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에는 소·망·국 식당과 판매장 출입구에 의령을 찾은 외지인들이 긴 줄을 서고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소바를 먹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기다리는 도중에 인근에 있는 망개떡을 구매하게 되고, 반대로 멀리서 망개떡을 사러 의령에 왔다가 다시 소문난 의령 소바나 소고기국밥을 먹고 간다는 방문객을 자주 만날 수 있어 소·망·국 매출 신장이 의령 지역 경기 활성화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박수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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