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물가…가벼운 장바구니

박예진 기자 2025. 7.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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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장마에 농수산물 값 폭등
1주일새 수박 17%·배추 21%↑

주부 “다 올라 뭘 사기도 애매”
반찬가게도 “마진 줄어” 울상
▲ 14일 인천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수박을 고르고 있다.

"'금박'이에요. 손님들이 사겠다고 오셔선 가격 듣고 그냥 돌아가요."

14일 인천 부평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수박값 급등에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졌다며 토로했다.

불볕더위 속에 인천지역 수박과 배추 등은 최근 일주일 새 가격이 20%가량 치솟았다.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이미희(54)씨는 "애들 여름 반찬으로 김치를 좀 담그려 했는데, 배추랑 무, 마늘값까지 다 올라서 그냥 장바구니 비워서 돌아간다"며 "수박뿐 아니라 복숭아, 참외 같은 제철 과일들도 다 값이 뛰어 뭘 사기도 애매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카페에서는 생수박을 갈아 만든 수박주스가 인기를 끌면서, 이를 판매하는 이디야커피와 할리스 등 일부 매장은 공급 부족으로 일시품절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31)씨는 "마트에서 수박값 보고 포기했는데, 카페 수박주스라도 자주 마시려 했더니 갈 때마다 품절이라 안 파는 줄 알았다"며 "오늘 겨우 성공했는데, 가격도 오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찬가게도 타격을 받고 있다.

미추홀구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2)씨는 "배춧값이 오르면서 겉절이 같은 배추 반찬 가격도 올려야 하는데, 그러면 손님들이 부담스러워한다"며 "재료비가 올라 마진이 줄고, 장사가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인천지역 수박 평균 소매가격은 1개에 2만9816원으로, 일주일 새 약 17.8% 뛰었다. 곧 3만 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배추도 같은 기간 약 21.9% 급등해 1포기 평균 4365원을 기록했다. 특히 수박값은 지난달 흐린 날씨로 일조량이 부족해 생육이 지연된 데다, 무더위로 수요까지 급증하며 치솟았다.

여기에 폭염이 본격화하는 7~8월이 성수기인 만큼, 당분간 농수산물값 고공행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한국농수산유통식품공사(aT)는 7~10월 배추와 무 가격 안정을 위해 총 7만 2000t 규모의 '채소가격안정지원사업'을 추진한다.

aT관계자는 "폭염에 이어 8월 장마까지 겹치면 가격 불안이 더 심화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밥상물가를 위해 안정적인 수급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예진 기자 yejin0613@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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