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WIDE] 워터파크·호텔, 머나먼 꿈인가… ‘400억 투입’ 해수부도 뒷짐만
개발 10년… 부지 대부분 나대지로
복합쇼핑몰·테마공원 등 계획 불구
베르힐 영종 골프클럽만 유일 운영
해외동포기업 韓 투자 활성화 무색
정부, 국비 들였지만 ‘민간이 할일’
市도 관리비 이유 시설물 이관 난색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민간 항만재개발 사업이다. 2007년 항만재개발사업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민간 기업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해 개발사업이 진행된 사례는 한상드림아일랜드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해양수산부는 재외동포 경제인 모임인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주도로 시작된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해외동포의 국내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개발이 시작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관련 사업 부지는 대부분 나대지로 방치돼 있다. 애초 계획했던 시설 중 현재 운영 중인 것은 ‘베르힐 영종 골프클럽(CC)’이 유일하다.

■ 국내 첫 민간 항만재개발사업 어떻게 시작됐나
한상드림아일랜드 사업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해수부는 인천항 제1항로 북측구간(인천항 갑문~북항)을 준설하면서 퍼낸 바닷모래를 영종대교 밑에 매립했고, 이 과정에서 332만㎡ 규모의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이 조성됐다.
준설토 투기장은 항만 인근에 조성되기 때문에 통상 항만 활성화에 필요한 배후단지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은 인천 북항이나 경인항 등과 멀리 떨어져 있어 활용 방안이 마땅치 않았고, 당시 박근혜 정부 또한 항만 민간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의 민간 개발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2014년 9월 해수부가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를 사업 시행자로 지정했으나, 수차례 개발계획이 변경되면서 2019년 6월이 돼서야 공사가 시작됐다. 연간 관광객 500만명이 찾는 워터파크, 특급호텔, 콘도, 복합쇼핑몰, 마리나 리조트, 테마공원, 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게 사업 내용이다. 지난해 3월 기반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골프장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은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부동산 경기와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벌일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는 민간 사업자를 대상으로 토지 분양에 나섰지만, 실제 판매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해외동포 기업인의 국내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애초 취지도 무색해지고 있다.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설립 당시 일본 해외동포 기업인 마루한은 지분 61.5%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30.28%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분은 국내 금융사와 투자사, 건설사 등이 지분을 나눠 확보하고 있다.
개발 계획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해외동포 기업인의 국내 투자라는 사업 취지도 무색해 지면서 총체적인 부실 사업이란 오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 국비 대거 투입됐는데… 손 놓고 있는 해양수산부
해수부는 국가 소유 준설토 투기장 332만㎡ 가운데 약 315만㎡를 민간 기업에 팔아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현재까지 투입된 사업비 3천500억원 가운데 진입도로를 포함한 기반시설 구축 비용 400억원은 국비로 마련됐다.
정부가 10년 넘게 방치되고 있는 이 사업에 개입할 명분은 충분하지만 해수부는 ‘민간이 알아서 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팔짱만 끼고 있는 실정이다.
도로나 공원, 하수처리장 등 기반 시설 관리 비용으로 앞으로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것도 문제다. 올해 해수부가 부담해야 하는 해당 시설 관리 예산은 약 20억원이다.
해수부는 도로·공원·하수처리장 등 기반 시설이 준공하면 인천시에 이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관리 비용 등을 이유로 시설물 이관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업시행자가 도산 위기에 처하면서 일부 땅을 공매로 내놓게 되면 기반시설이 갖춰진 땅을 민간 기업이 헐값에 사들일 수 있게 된다. 국가 예산으로 조성된 부지가 부동산 투자 기업의 배만 불리는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민간사업에 직접 관여하기는 어렵지만, 투자가 진행될 수 있도록 인프라 시설 등을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해수부에서도 사업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인일보는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도 남겼으나, 연락을 받지 못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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