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묶인 수도권 대학들 ‘편입학 인원수’ 쥐어짜기
올해 27% 줄여… ‘수정법’ 제한 탓
“정부 고시따라”… 입시경쟁 가중

수도권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 대응을 내세워 첨단학과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편입학 정원이 대폭 줄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묶여 입학 정원을 늘리기 어려운 대학들이 ‘편입 여석’을 희생양 삼은 셈인데, 편입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은 “기회가 사라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의 일반편입 선발 인원은 2020년 117명에서 올해 85명으로 27.3% 감소했다. 고려대학교 역시 일반편입 선발 인원이 줄면서 평균 경쟁률이 지난해 14대 1에서 올해 63대 1로 치솟았다.
편입학 정원이 줄어든 배경엔 교육부의 첨단학과 입학 정원 조정 고시가 있다. 교육부는 2020년 첨단학과 신설을 촉진하기 위해 ‘첨단(신기술)분야 모집단위별 입학정원 기준 고시’를 제정한 데 이어, 2023년에는 ‘편입학 여석 활용을 통한 모집단위 입학 정원 증원’ 고시를 개정했다.
이 고시는 대학이 편입학 여석을 첨단학과 신입생 정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비율은 신입학 1명당 편입학 2명을 줄이는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고시를 토대로 수도권 대학들이 편입학 여석을 활용하면서 선발 규모가 줄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정원 총량이 묶인 대학들은 학과를 신설하더라도 정원을 늘릴 수 없다. 기존 정원을 조정해야만 신설학과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는 것이다.
변화하는 상황에 대학이 대처할 수 있도록 일종의 ‘정원 재배치 방안’을 마련한 셈이지만, 그 여파가 편입 수험생에게 쏠리고 있다. 편입을 준비 중인 수험생 A(27)씨는 “첨단학과 신설 이후 목표 대학의 편입학 정원은 없다시피 한 수준”이라며 “3년 넘게 편입을 준비해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정원이 너무 적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편입학 입시 업계 피해가 예상된다. 독편사편입논술학원 김현수 부원장은 “첨단학과 인원을 마련하기 위해 타과 모집 인원에 손을 대면 반발이 나올 것을 의식해 손쉬운 방법으로 편입학 여석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편입도 사실상 제2의 입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학생들과 충분한 상의를 거치지 않고 정책을 실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양대학교 관계자는 “첨단학과 정원 마련에 편입학 여석을 활용한 것은 교육부의 관련 고시에 따른 정책”이라며 “모든 사립대가 활용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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