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자영업자…하루 평균 152곳 문 닫았다

안태호 기자 2025. 7. 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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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자영업자 44만명 생존 몸부림](1)속출하는 폐업 실태
작년 광주·전남 5만5천584명 폐업
올해도 5개월간 1만1천명 문 닫아
폐업·환급금 수령자 5천155명 달해
충장로·전남대 상가 공실률도 증가
텅빈 가게엔 임대 현수막만…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 동구의 한 건물상가 점포에 임대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김애리 기자
광주·전남 인구 10명 중 1명 꼴로 자영업자인 시대다. 1997년 외환위기(IMF)보다 더 힘들다는 역대급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서 있다. 고정비용으로 투입되는 재료·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종업원 없는 1인 자영업으로 하루하루 버텨 보지만 힘에 부친다. 이른 새벽부터 식당에서 온종일 일해도 남는 건 제 때 갚지 못한 대출 빚 뿐이다. 결국 전 재산을 투자한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광주·전남 자영업자들의 현실과 애환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광주·전남 경제의 근간인 자영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고물가와 내수 침체, 인건비 부담 등으로 문 닫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자영업자 폐업 100만명 시대를 맞아 지역 자영업자 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폐업 공제금과 해약환급금을 수령하는 소상공인도 수천명에 달해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4일 국세청·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광주 14만4천명, 전남 29만9천명 등 총 44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자영업 폐업자는 광주 2만6천57명, 전남 2만9천527명 등 총 5만5천584명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광주·전남에서 하루 평균 152곳의 가게가 문을 닫은 셈이다.

올해 들어서도 5개월 만에 광주 5천명, 전남 6천명 등 총 1만1천명의 자영업자가 줄었다.

지역 자영업자 감소에 따른 노란우산공제 폐업공제와 해약환급을 받는 소상공인들도 수천명에 이른다.

노란우산은 소기업·소상공인이 폐업이나 노령 등의 생계 위협으로부터 생활 안정을 기하고 사업 재기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 115조 규정에 따라 운영되는 사업주의 퇴직금(목돈마련)을 위한 공제 제도다.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소상공인 폐업공제금 수령 건수는 광주 3천124건, 전남 2천975건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광주 1천674건, 전남 1천601건으로 집계됐다.

폐업은 하지 않았지만 공제금을 납부할 여력이 없어 손해까지 감수하며 해지한 지역 소상공인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해약환급금을 수령한 소상공인은 광주 2천124건, 전남 2천431건이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에만 광주 878건, 전남 1천2건의 해약환급금 수령이 기록됐다. 올해 폐업공제금과 해약환급금을 신청해 받은 광주·전남 소상공인 수는 벌써 5천155명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폐업 소상공인이 급증하는 이유는 고물가, 저성장, 내수 침체, 과도한 부채, 인건비 상승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폐업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광주 지역 상가 공실률도 급증하고 있다.

충장로·금남로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31.02%를 기록한 뒤 4분기 24.4%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1분기 다시 26.4%로 올라섰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 역시 10%를 넘어섰다.

충장로와 함께 지역 대표 상권 중 하나로 꼽히는 전남대 상권의 공실률 역시 지난해 4분기 37.7%에서 올해 1분기 38.05%로 증가했다.

자영업자들이 밀집한 상권의 피해 역시 극심한 실정이다.

서구 금호월드 1층에서 핸드폰가게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방문객이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거의 없다. 매출로만 봐도 코로나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며 “1층이 메인 상권임에도 방문객이 없다 보니 떠나는 사장님들도 있다. 이곳에서 20여년 이상 장사를 했지만 1층에 공실이 발생하는 것을 처음 본다”고 토로했다.

김동규 광주소상공인자영업자 총연합회 공동대표는 “현재 광주에 3개의 대형 복합쇼핑몰이 입점을 준비하고 있고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일자리와 소비 확대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소비 독점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자영업자의 연쇄 폐업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김 공동대표는 “과거 금호월드가 생기면서 지역 내 최대 전자 상권이었던 금남로 전자상가가 몰락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광주시는 대규모 유통시설 만이 답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상생협의체 등 소상공인도 상생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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