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수역’ 가를 배 두척… 평화의 바람 타고 볼음도까지
군사분계선 없어 원칙적으로 가능
망원 한강공원서 남녀 6명씩 탑승
“정전협정 근거한 합법적인 요구”

‘배를 타고 한강하구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한강하구 평화의 뱃길’을 열기 위해 14일 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한강하구’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에 있는 임진강 하구부터 인천시 강화군 말도까지 이어지는 길이 약 70㎞, 면적 약 280㎢의 수로를 말한다. 1953년 7월27일 체결된 정전협정문에 따르면 한강하구는 중립수역으로 군사분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한강하구는 원칙적으로 남·북 민간 선박 운항이 가능하지만, 정부와 유엔군사령부는 지난 72년간 우발적 충돌을 우려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2018년 9·19 군사합의를 통해 한강하구를 ‘공동이용수역’으로 설정하고, 공동조사단을 꾸려 민간 선박의 항해를 위한 한강하구 해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북·미 관계 악화 등으로 남·북 관계도 얼어붙으며 한강하구의 뱃길은 논의가 멈춘 상태다.
시민단체들은 2005년 7월27일부터 올해까지 20년째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를 진행 중이다. 한강하구가 민간 선박이 항해할 수 있는 중립수역이자 평화수역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평화의 배가 한강하구에 진입한 사례는 없지만 올해도 같은 행사를 연다. 특히 올해는 평화의 배 띄우기를 위한 조직위를 만들어 관련 활동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에 한강하구로 향하는 배는 1.5t급 요트인 ‘원산호’와 ‘벽란도호’ 2척이다. 선장 민승준(55)씨와 민사랑(22)씨가 바람에 의존해 각각 배를 이끌 예정이다. 원산호와 벽란도호에는 남성과 여성 6명씩 나눠 탑승한다. 두 배는 21일 망원 한강공원에서 출발해 난지도와 행주나루, 신곡수중보, 아라뱃길 김포 터미널 등을 지난다. 최종 목표는 강화 말도 우측에 있는 볼음도이지만, 가는 도중에 제지를 당할 확률이 높다. 해당 요트로 한강에서 영종도 인근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바람에 따라 14~24시간 정도다.
이날 조직위원회 발족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성재 인천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공동대표는 “한강하구 뱃길을 열려고 하는 것은 정전협정에 근거한 합법적인 요구”라며 “(평화의 배 띄우기는) 이를 전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조직위 발족식에는 이 상임대표와 박인규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공동대표, 임병구 생명평화포럼 공동대표, 함경숙 평화어머니회 공동대표 등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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