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양주테크노시티 '단전 예고 날벼락'
道·운영사, 전기·관리비 체납
한전 “17일부터 공급 중단” 통보
입주사 “소상공인 피해 직격탄”

"도대체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합니까? 우리는 매달 관리비를 꼬박꼬박 냈어요."
14일 오전, 양주시 광적면에 있는 양주테크노시티(YTC). 입주 기업 대표들의 얼굴에는 분노와 불안이 엇갈려 있었다. "요금을 다 냈는데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느냐"며 울분을 터뜨리는가 하면, 일부 입주자는 "이제 어떻게… 완전히 망했어"라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입주사들을 긴장시키는 이유는 단전 예고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건물 전체에 대한 전기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공식 통보를 관리단에 전달했다.
공용 전기가 끊기면 엘리베이터는 물론 냉난방, 조명, 인터넷까지 모두 정지된다. 입주사 입장에선 사실상 '영업 중단' 선고나 다름없다.
양주테크노시티에는 은행과 식당, 소규모 제조업체 등 70여 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양주시가 운영하는 드론봇인재교육센터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한전은 그동안 입주기업의 피해를 우려해 여러 차례 공급 중단을 유예해왔지만, 전기요금 체납이 7개월째 이어지자 "더 이상의 유예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태의 근본 원인에는 경기도와 운영사의 체납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경기도는 2016년 이 건물 4층 전체를 임대해 사용하다 철수했으며, 이후 약 4억5000만 원의 관리비를 수년째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운영사인 양주테크노시티가 1억 원, 민간 위탁사인 양주씨티가 약 2억 원을 체납하면서 전체 미납액은 약 7억5000만 원에 달한다.
입주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입주 기업 대표는 "우리는 세입자일 뿐인데, 위층 주인이 돈을 안 냈다고 우리까지 전기를 끊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경기도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태가 불거지자 양주테크노시티 관리단은 지난 11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입주사들이 전기요금 미납액 중 2억 원을 우선 분담해 납부하자는 제안도 나왔지만, 법적 책임과 재정 여건 문제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입주사들은 경기도 미래성장산업국과 산하 경제과학진흥원에 관리비 납부를 독촉하는 한편, 한전에도 단전 연기를 요청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입주사들은 "이 모든 사태는 공공기관의 안이한 계약 관리와 행정 실패에서 비롯됐다"며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들은 침묵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성실히 운영해온 소상공인에게 돌아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2022년까지 양주테크노시티 건물 4층 전체를 임대해 사용한 것은 사실"이라며 "당시 임대 계약 상대였던 A법인이 파산하면서 보증금 67억 원을 회수하지 못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건물에서 퇴거한 상태로, 관리비를 납부할 의무는 없다"며 "해당 4층 공간에 대해서는 경매를 진행할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주=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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