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마 피해간 1기 내각은 없었다…이재명 정부는 예외 될까

정윤성 기자 2025. 7. 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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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슈퍼위크’ 돌입…여야 격돌 속 후보자 16명 줄줄이 시험대
강선우·이진숙 등 ‘아픈 손가락’ 집중공세…與는 방어, 野는 압박
역대 정부서 청문회 넘겨도 여론은 변수…‘임명 강행’ 땐 역풍 가능성도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이재명 정부의 1기 내각 인선이 완성된 가운데, 이 중 16명의 장관 후보자를 검증하는 '청문회 슈퍼위크'가 시작됐다.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맞물리며 벌써부터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역대 정부마다 반복돼 온 1기 내각의 '낙마 잔혹사'가 이재명 정부에서도 재현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16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줄줄이 예고됐다. 이날 강선우 여성가족부·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전재수 해양수산부·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스타트를 끊은 가운데, 권오을 국가보훈부·김성환 환경부·안규백 국방부·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15일), 김영훈 고용노동부·이진숙 교육부·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16일), 구윤철 기획재정부·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17일) 청문회가 뒤이어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등판한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작부터 고성·정회…野 '무자격 5적' 공세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청문회를 '송곳 검증'의 기회로 삼고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이날 오전 청문회 곳곳에서 충돌이 잇따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에게 "최민희 독재 아웃, 이재명 협치하라"는 등의 팻말을 부착하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고성이 오갔고, 결국 개의가 무산됐다.

야당의 집중공세를 받는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강 후보자가 청문회장에 들어서자마자 여야 의원간 고성이 오가더니 강 후보자가 선서를 하기 전엔 여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의 노트북에 '갑질왕 강선우 OUT' 등 문구를 부착한 점을 문제 삼으면서 잡음이 이어졌다. 청문회는 시작도 못한 채 정회됐다가 30여분 만에 속개됐다.

이번 '슈퍼위크'에서 여야의 전략은 극명하게 갈린다. 국민의힘은 강선우 여가부·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1기 내각 인선의 '아픈 손가락'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강 후보자는 '보좌관 갑질 의혹', 이 후보자는 '제자 논문 표절'과 '자녀 조기 유학' 등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갑질장관 강선우, 표절장관 이진숙, 커피장관 권오을, 도로 투기장관 조현, 쪼개기장관 정동영 등 '무자격 5적'은 청문회 받을 자격조차 없다"며 "이재명 정부의 1기 내각은 총체적 부실이다. 엄밀히 따지면 전원실격"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면 방어태세다. 사상 처음으로 증인 없이 치러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이후 민주당은 다른 후보자 관련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을 줄줄이 거부하고 나섰다. 후보자들은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에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대부분 응하지 않고 있다.

이번 청문회만 무사히 넘기면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해도 국민의힘으로선 이를 저지할 수단이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후보자들의 자료 제출은 원활하며, 자질과 역량 검증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을 여당의 항의가 이어지자 떼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반복되는 '낙마 공식'…청문회 이후에도 갈림길

이처럼 후보자들의 각종 논란과 의혹을 두고 '버티는 여당'과 '뚫으려는 야당'의 구도가 형성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주목할 점은 정부여당이 끝까지 버티더라도 1기 내각에선 유독 낙마 사례가 잇따랐다는 점이다. 청문회를 넘기더라도 여론의 역풍에 못 이겨 자진 사퇴한 경우도 많았던 만큼 이번에도 유사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국무위원 후보자 전원이 인사청문회 대상이 된 2005년 이후 역대 정권에서는 최소 3명의 낙마자가 나왔다. 윤석열 정부 당시 첫 교육부장관 후보자였던 김인철 후보자는 청문회를 사흘 앞두고 자녀의 유학 장학금을 둘러싼 '아빠 찬스'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했다. 이후에는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연달아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이 줄줄이 낙마했다. 낙마 이유도 부적절한 내용의 과거 칼럼, 음주운전, 막말, 주식투자, 역사관 등 다양했다. 박근혜 정부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 여론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이로 인해 민주당에서도 무조건적인 '방어 전략'은 부담이라는 기류도 읽힌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13일 "원칙적으로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뒷받침해야 옳다"면서도 "국민 눈높이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소명이 안 되는 문제라고 한다면 저희가 한 번 더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가 끝나도 '국민청문회' 등을 통해 여론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조은희 비대위원은 이날 강 후보자의 청문회를 두고 "청문회 하루만 넘기면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산"이라며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가 사퇴할 때까지 국민과 함께 국민청문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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